국제 기업

구글 '알파고 효과' 시총 58조↑

AI 넘버원 각인… 홍보효과 천문학적

"1위 빼앗자" IT공룡들 견제 심해질듯


알파고와 이세돌이 겨룬 단 다섯판의 바둑대결로 58조원의 자산가치 상승 효과를 본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인공지능(AI) 분야의 주도권을 확실히 다지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의 '넘버 원'은 구글이라는 사실을 세계에 다시 한 번 알린 것이다. 하지만 구글의 이러한 성장세에 자극 받은 다른 IT 공룡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데다 IT 시장 1위의 숙명으로 불리는 세계 규제당국의 반독점 규제 목소리가 커지면서 구글의 미래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구글이 세계 최정상 바둑 기사를 상대로 승리할 만큼 뛰어난 인공지능 기술력을 증명했다며 이러한 홍보 효과가 구글의 미래산업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한 IT 기업 임원은 "알파고가 패했더라도 잃을 게 없었던 대결이었는데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며 "전 세계에 '알파고'라는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켰기 때문에 구글이 거둔 홍보 효과는 금액으로 따지면 천문학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국으로 알짜기업을 알아보는 구글의 능력도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는 구글이 2014년 인수한 기업이다.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등을 직접 개발해 막대한 돈을 벌었던 구글이 이제 그 자금력을 이용해 사들인 기업들의 혜택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구글은 딥마인드 외에도 세계 각국의 유망한 스타트업을 다수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업 성장전략은 다른 경쟁기업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글만의 방식이 될 수는 없다. 실제로 외신들에 따르면 구글의 문어발식 확장에 자극 받은 다른 공룡 IT 기업들 역시 글로벌 M&A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구글에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를 빼앗긴 애플은 2010년 이후 무려 49개 기업을 사들였다. 구글과 애플에 앞서 원조 IT 공룡이었던 IBM은 같은 기간 65개의 스타트업을 인수해 애플보다 M&A에 더 적극적이었다.

이렇게 사들인 기업들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하면 구글의 아성을 위협할 기회가 되는 것이다.

선두기업의 시장 장악을 우려하는 세계 각국의 반독점규제도 1등 기업 구글을 불안하게 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이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조사에 자사의 메신저 앱이나 검색·e메일 앱, 기타 앱을 의무적으로 탑재하도록 요구했으며 오픈플랫폼인 안드로이드를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최적화하는 것을 막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EU 규제당국은 또 구글이 검색엔진과 안드로이드 기기를 통한 수익을 제조사 등과 어떻게 나누는지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의회는 앞서 2014년 구글 독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을 2개 사업으로 분리하는 제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킨 바 있다.

이 제안은 구속력이 없는 상징적 조치였지만 구글의 독점에 대한 각국 정부의 견제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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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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