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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배당투자의 시대 활짝 열렸다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전략팀장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전략팀장


몇 년 전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투자박람회에 참석했을 때 각 금융사별로 유망한 지역과 자산 섹터에 대한 추천이 매우 상이했던 적이 있었다. '이머징이 좋다' '이머징도 좋지만 선진국이 더 간다' '아니다. 주식보다 채권에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 테마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다들 "YES"라는 추천 대답이 돌아왔다. 바로 '배당주'였다.

지금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물음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렇다는 대답을 했다. 오래전부터 선진국에서는 고배당 자산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관심을 받아왔지만 유독 국내에서만 배당 테마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늘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만 떠올리는 계절상품과 비슷하게 취급 받았다. 그 이유는 코스피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거의 전 세계 최저 수준인 연 1.6%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3%가 넘는 배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전 세계 평균 배당률 2.5%에도 못 미친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이 지난 2014년을 기준으로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에서 배당으로 지급되는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최근 3년간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고 배당수익률도 조금씩 증가 추세를 보인다. 특히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기업소득환류세제'는 기업들에 배당 압박을 주고 있다. 기업의 이익을 미래 수익증대를 위한 설비투자를 하거나 배당으로 지급하지 않는 재원에 대해 추가적인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기업들의 배당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투자자(주주)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이다. 배당은 주식투자에 있어 안전판 구실을 한다. 최근의 글로벌 저성장 국면에서 배당수익률 3%는 매우 매력적인 투자수익을 제공하는 수치다.

과거 고성장 시대에 기업 성장이 가속화될수록 기업들은 벌어들인 돈으로 신규 투자를 늘렸다. 성장이 정체되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확보되는 시기가 되면 그 기업은 배당을 늘리기 시작한다.

스티브 잡스가 "기업이 배당을 하는 일은 바보 같은 일"이라고 얘기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기업은 성장하기 위해 꾸준히 새로운 투자를 해야지 배당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잡스이기에 할 수 있는 얘기다. 이제 애플사도 배당을 한다. 스마트폰 시장도 이미 성숙단계에 진입했기에 애플도 주주들의 배당 요구를 무시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늘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투자처가 나타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이자수익 자산을 찾기 힘든 시기에 시중금리보다 높은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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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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