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하나금투 vs 씨티은행… 청담동 'PB전쟁'

씨티은행, 하나금투 텃밭에 기존점 통합 메가점포 신설… 웰스매니지먼트 집중 방침

도전 직면한 하나금투는 청담금융센터 중심으로 계열사간 시너지 키울 계획

슈퍼리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하나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 창구(왼쪽 사진)과 라운지(오른쪽 사진).

한국의 슈퍼리치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 청담동에서 은행과 증권사가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국내 금융권 PB 시장의 메카인 청담동에 초대형 점포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소규모 리테일 영업에서 손을 떼며 기존 점포들을 축소해 거점 점포로 통합해 거액 자산가들을 상대하는 PB 금융센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PB 업무를 실시한 노하우를 살려 청담 PB센터(가칭)가 새로운 프리미엄 점포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설될 청담센터는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한국씨티은행 청담 중앙지점 옆 건물이 가장 유력하다.

씨티은행이 청담동에 진입하며 이미 강남 PB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하나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와 치열한 고객 유치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의 도입으로 경쟁 관계에 돌입한 은행과 증권이 한 지역에서 직접 부딪히는 셈이다. 여기다 국내 금융사와 해외 금융사의 경쟁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청담동은 하나금융투자의 텃밭이었다. 지난 2008년 하나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가 설립된 후 여타 금융사들이 청담동 PB시장 진입을 노렸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만큼 하나금융투자가 탄탄한 영엽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청담금융센터의 자산관리규모는 2008년 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9,000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게 씨티은행의 판단이다. 씨티은행은 기존 슈퍼리치에 대한 1대1 서비스 중심에서 거점 점포를 통한 웰스매니지먼트(WM)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점포망도 WM에 맞춰 기존 소형 지점들을 청담센터에 통합할 방침이다. 씨티은행의 청담센터는 씨티은행 가운데 가장 큰 점포로 건물 3개 층을 사용할 예정이다. 청담센터의 월세는 은행업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인 9,000만~1억5,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치되는 PB도 30명이 넘는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에 '클러스터(Cluster)' 전략을 접목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WM클러스터 조직을 신설 △서울 강북 △테헤란로 △압구정 △반포 △수도권으로 묶어 134개 지점을 5개 지점에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씨티은행의 도전에 직면한 하나금융투자는 청담금융센터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현재 24명 규모인 PB도 계속 늘릴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금융센터들이 대면점포로서 의미가 없어짐에 따라 점점 지역거점점포로 대형화가 추진되고 있다"며 "PB 사업만으로는 자산관리가 힘들다고 파악,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 PB와 투자은행(IB) 업무를 결합한 PIB융합 점포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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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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