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은, “한국금융 우간다 수준 아니다… IMF 기준 적용하면 세계 6위”

금융시장 효율성 부문은 세계 최고 수준

일본·홍콩·싱가포르 제치고 아시아 1위

자료:한국은행자료:한국은행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발전 수준이 세계 6위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대국민 담화에서 세계경제포럼(WEF) 조사 결과를 인용해 한국의 금융 경쟁력이 우간다를 비롯한 아프리카 후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질타한 바 있다.


한국은행이 17일 내놓은 ‘IMF 금융발전지수를 이용한 우리나라 금융발전 수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금융발전지수 0.854로 조사대상 183개 국가 중에서 6위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국가는 스위스(1위), 호주(2위), 영국(3위), 미국(4위), 스페인(5위)이었다.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꼽히는 일본(8위), 홍콩(9위), 싱가포르(16위)는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뒤처졌다.

이 같은 분석은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기업인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발표하는 국가경쟁력지수와는 전혀 상반된 결과다. 지난해 WEF는 우리나라의 금융시장발전지수가 3.6으로 140개국 중에서 87위에 해당한다고 밝혔었다. 이는 대다수 선진국 및 신흥시장국은 물론 나미비아(50위), 우간다(81위), 부탄(86위) 등 대표적 저개발국가보다도 낮은 순위다. 금융 당국을 겨냥한 ‘우간다 비난’이 일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승환 한국은행 금융안정연구팀장은 “WEF 금융시장 발전지수는 기업인들의 주관적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되어 국가 간 비교 가능성이 떨어지므로 순위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국제 비교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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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발전지수는 0.902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선진국 평균(0.640)을 크게 상회한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의 비중 등 규모를 나타내는 심도지수는 0.890으로 10위, 접근성지수는 0.754로 9위, 효율성 지수는 1,000으로 1위를 차지했다. 효율성 지수는 주식시장 회전율을 기준으로 측정되는 지표로, 우리나라의 주식거래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수준인 것을 뜻한다.

개별 금융기관의 발전지수도 선진국 수준과 비슷했다. 금융기관의 심도지수는 0.724(17위)로 선진국 수준(0.712)을 웃돌았다. 효율성 지수도 0.711(11위)로 선진국 평균(0.659)을 넘었다. 접근성 지수만 0.700(28위)으로 선진국 수준(0.732)을 하회했다.



다만 한은은 IMF 방식의 금융발전지수도 한계점이 내재해 있는 만큼 과대평가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이번 지수는 모든 국가의 입수 가능한 단순 지표에 기초에 산정됐다”며 “금융 발전의 주요 평가 항목인 금융혁신, 금융서비스의 다양성, 금융 국제화 수준 등에 대한 평가가 미흡하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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