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월가까지 불똥

밸리언트 투자 회사 막대한 손실로 신용 강등 위기

주가 폭락전까지 매입 권유… 애널리스트 유착 의혹

회계부정 의혹으로 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밸리언트 사태는 월가로까지 불똥이 튈 모양새다.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스퀘어가 밸리언트에 대거 투자했다가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빠졌고 월가 애널리스트 다수가 주가 폭락 직전까지 밸리언트 주식을 사라고 권유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월가 전문가들과 밸리언트 사이에 유착관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18일 CNBC에 따르면 이날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퍼싱스퀘어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퍼싱스퀘어의 신용등급은 'BBB'인데 이를 투기등급 바로 위인 'BBB-'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S&P의 트레버 마틴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밸리언트 사태가 명확해지면 퍼싱스퀘어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사안이 심각할 경우 퍼싱스퀘어의 투자수익과 레버리지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BC는 퍼싱스퀘어가 밸리언트에 대한 무리한 투자로 본 손해가 10억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른 신용평가사인 피치와 무디스도 퍼싱스퀘어의 신용등급 하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퍼싱스퀘어가 밸리언트 사태의 최대 피해자로 거론되는 이유는 이 회사가 밸리언트의 지분 9%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이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퍼싱스퀘어는 밸리언트 주가 폭락으로 지난해 10월 말 53억달러였던 순자산이 38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밸리언트 사태가 월가에 미친 영향은 퍼싱스퀘어 한 투자회사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밸리언트를 담당하는 투자은행 애널리스트 23명 중 21명이 주가 폭락 직전까지 밸리언트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나 '보유'로 유지했다"며 "이는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서 "월가 전문가들의 리서치 보고서가 기업들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라는 사실이 또다시 드러났다"며 "월가 전문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한층 깊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밸리언트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낙관적 평가가 월가와 투자회사 사이의 유착관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FT와 인터뷰한 에릭 고든 미시간대 교수는 "애널리스트들은 회사를 평가할 때 긍정적으로 분석하라는 압박을 받게 된다"며 "좋은 평가를 내놓은 애널리스트들이 나중에 투자회사에 경영진으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둘의 유착관계는 계속 논란이 돼온 문제"라고 밝혔다.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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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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