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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들에 대한 공매도가 줄어들며 투자심리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공매도는 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다음 향후 주가가 실제로 떨어지면 싼 값에 되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챙기는 거래 방식이다. 따라서 공매도가 줄어드는 것은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되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대형주들로 구성된 코스피50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지난 17일 기준 평균 공매도 비중은 8.1%로 두 달 전인 지난 1월의 10.6%에 비해 2.5%포인트 줄었다. 코스피 50에 포함된 종목들은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 등 국내 증시를 이끌어가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인 만큼 최근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던 종목들이다.
개별 종목별로는 LG전자에 대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많이 줄었다. LG전자의 지난 1월 일 평균 공매도 비중은 18.7%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9.2%로 9.5%포인트나 줄었다. 올해 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선보인 스마트폰 신제품 'G5'가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으며 주가 상승 기대감도 높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포스코의 공매도 비중도 13%에서 8%로 줄었다. 최근 글로벌 철강 업계의 구조조정 영향으로 철강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미래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공매도 비중이 8.7%에서 5.4%로, 현대차는 8.5%에서 6.9%로 줄었다.
시장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워낙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시장 전망 지표로 해석하기는 힘들지만 투자심리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신호로는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올 초에는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형주들에 대한 미래 전망이 어두워 공매도 비중이 올라갔다"며 "최근 각국의 정책 공조로 글로벌 금융 시장이 안정되면서 단기적으로 낙관적 전망이 더 우세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환율·국제유가 등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안정화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공매도가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결국 최근 증시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의 수급 변화와 더불어 올 1·4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비율은 시장 상황과 동행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환율·유가 등 거시지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공매도 비율만으로 지나친 낙관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