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동북아 총성없는 전쟁 '면세 한류' 새판 짜자

日·中 등 인프라 대대적 확충

한국은 정책혼선에 제자리걸음

내수용 인식 벗고 관광산업 연계

중장기 밑그림 제대로 그려야

"글로벌 1위의 환영에 빠져 '파이 나누기'를 논할 때가 아닙니다. 동북아가 총성 없는 면세전쟁에 한창인데 우리만 태평성대를 논하는 꼴입니다."

아시아 시장의 관광패권을 둘러싸고 중국·일본·태국·대만 등의 면세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관광한국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국내 면세업 및 관광산업에 새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면세산업이 다국가·다특허 시대에 접어든 만큼 다자 간 경쟁국면에 걸맞은 '신 면세전략'이 절실하다는 지적으로 쇼핑을 대신할 관광 인프라와 '면세 백년지대계'에 기반을 둔 청사진 등을 제대로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과 중국은 글로벌 1위인 국내 면세시장에 맞서 관광정책을 잇달아 강화하며 동북아 면세전쟁의 불을 댕겼다. 일본은 유커 공략을 위해 사후면세점(텍스프리) 중심의 기존 면세전략 대신 큰 한국형 시내면세점(듀티프리) 모델을 전격 수용했다. 중국은 지난 2014년 하이난성에 내국인 이용이 가능한 세계 최대의 면세점을 연 데 이어 올 초 수입품 관세 인하, 19개 입국장 면세점 허용, 입국 면세점 구매상한액 상향 등 자국 소비유도 방안을 쏟아냈다. 대만도 중국과 인접한 진먼섬에 대규모 면세점을 열고 정부 지원하에 체계적인 면세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국내 면세산업은 경쟁국의 공세 속에 정책혼선에 따른 업계의 자중지란 등이 겹쳐 다른 산업군과 마찬가지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위기다. 정부는 대형화·규제완화 등 글로벌 추세를 외면하며 경쟁력 약화를 자초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면세제도 개선안이 마련되고 있지만 면세업을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려는 인식과 확실한 지원 없이 업계에 책임만 지우려는 정부 대책, 관광진흥을 위한 유관업계 간 유기적 협력 부족 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외 면세점 시장이 대격변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판을 새로 짜지 않는 한 동북아 면세전쟁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며 "면세산업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인식해 '2차 면세한류'를 일으킬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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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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