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간접투자

뜨거운 부동산 신탁업계

한토신·한자신 '코스피 상장 1호' 경쟁… 금융사·디벨로퍼 잇단 신탁사 인수설

지난해 역대 최고 수주실적에 '정비사업' 성장동력 얻어 인기

진입장벽 높아 새회사 어려워 기존업체 인수에 관심 더 높아


부동산 신탁업계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업계 '큰 형님'을 자부하는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 간의 '1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디벨로퍼나 금융사들의 신탁사 인수설도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분위기는 신탁사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 지난해에는 부동산 신탁업계 전체가 역대 최고 수주 실적(8,600억원)을 올렸다. 여기에 올해는 '정비 사업'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까지 얻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탁사가 참여할 수 있는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1호, 한토신이냐 한자신이냐=신탁업계 분위기를 더욱 달아 오르게 하는 곳은 업계 1·2위를 다투는 '한자신과 한토신'이다. 양사는 지난해 치열한 수주전을 벌였다. 두 회사의 수주 실적 차이가 불과 20억원에 불과할 정도다. 반면 이들과 3위권의 격차는 200억원 이상이다. 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양사의 경쟁으로 지난해 12월 마지막 날에 도장을 찍는 사례가 나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도 서로를 의식한 양사의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1호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 초만 하더라도 신탁사 코스피 상장 1호는 한자신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한자신이 업계 최초로 오는 6월을 목표로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코스닥에 상장된 한토신이 최근 코스피 이전 계획을 밝힌 것. 이에 따라 신탁업계 최초 코스피 상장의 주인공은 알 수 없게 됐다. '이전 상장'의 경우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신규 상장과 같은 절차를 밟게 되지만 공모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수요예측 등과 같은 과정이 생략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통과하기만 하면 된다.

이와 관련해 한토신은 "이전 상장에 대한 준비가 상당히 진척됐으며, 오는 6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자신이 밝힌 상장 시기와 겹친다. 결국 신탁사 최초의 코스피 상장 주인공은 아슬아슬하게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탁사 인기에 계속되는 인수설=지난해 말 무궁화자산신탁의 최대주주인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의 지분 매각설이 시장에 나돌았다. 실제 한 법무법인 출신의 변호사들이 주축이 되어 무궁화신탁을 인수하려 했으나 막판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궁화신탁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좋았기 때문에 실제 매각 얘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로선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비록 지난해 무궁화신탁 매각은 무산됐지만 최근에도 디벨로퍼나 금융사들의 신탁사 인수설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한 대형회계법인 부대표는 "회의 때마다 신탁사 매물을 찾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신탁업은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에 기존 회사를 인수하려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2009년 무궁화신탁과 코리아신탁을 마지막으로 신탁사 신규 인가는 끊겼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과거 자산운용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운용업계 전체가 어려움에 처한 적이 있었다"며 "이를 지켜본 금융위원회에서 신규 신탁사 인가에 보수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신탁사에 관심 있는 디벨로퍼나 금융사들도 새 회사를 만드는 것 보다는 기존 회사 인수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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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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