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리츠로 은퇴월급 만들기] <1> 노후 투자수단, 호주 리츠의 성공 요인은

목 좋고 친숙한 부동산에 투자… "리츠 배당은 꾸준" 인식 심어

시드니 도심 유명 쇼핑센터 '웨스트필드'도 리츠에 담겨

시총 상위 리츠 배당수익률 3% 중반서 6% 후반까지

저성장 속 고령화 맞물려 배당형 상품 갈증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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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를 상징하는 시드니타워 아래에 위치한 '웨스트필드 시드니' 쇼핑센터. 시드니 도심에서 가장 큰 쇼핑센터인 웨스트필드 시드니는 호주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된 '센터그룹'에 편입된 부동산으로 한 해 매출액이 9,000억원에 달한다. 개인투자자들도 센터그룹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이 쇼핑센터에서 나오는 임대 수익을 배당으로 받을 수 있다. /사진=고병기기자


#지난 2월 호주 시드니 도심(CBD)에 위치한 ‘웨스트필드(Westfield) 시드니’ 쇼핑센터. 시드니 도심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쇼핑센터인 이 곳은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총 임대면적이 16만 7,660㎡에 달하는 이 쇼핑센터에는 353개의 유명 매장이 들어서 있다. 한 눈에 봐도 임차인이 가득 차고 유동인구가 많아 장사가 잘 되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실제 웨스트필드 시드니의 지난해 리테일 매출액은 10억 8,300만 호주달러(약 9,678억원)에 달한다. 롯데백화점의 작년 국내 33개 점포의 평균 매출액이 2,587억원(총 8조 5,38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감이 온다.

웨스트필드 시드니는 ‘센터그룹(Scentre Group)’이 투자하고 운용하는 쇼핑센터다. 센터그룹은 지난 2014년 6월 웨스트필드 시드니를 운용하던 ‘웨스트필드 리테일 리츠(Trust)’와 호주와 뉴질랜드의 웨스트필드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매니지먼트 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센터그룹은 현재 호주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된 ‘스테이플드 리츠(Stapled REITs)’이기도 하다. 센터그룹 주식을 사면 일반 개인투자자들도 호주에서 가장 목 좋은 곳에 위치하고,장사가 잘되는 웨스트필드 시드니 쇼핑센터에 투자하고 매년 임대수익에서 나오는 배당을 꾸준히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쉽게 알 수 있는 부동산에 투자, 호주인들 리츠 인지도 높아=이처럼 성공한 시장으로 평가 받는 호주 리츠 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웨스트필드 시드니와 같이 우량하고 접근성이 좋으며,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부동산에 많이 투자한다는 점이다.

실제 웨스트필드 시드니는 도시를 상징하는 건물 중에 하나다. 웨스트필드라는 이름이 박힌 시드니 타워 바로 밑에 위치한 이 쇼핑센터는 시드니 도심 어디에서 봐도 눈에 띌 정도다. 호주에서 만난 취재원들이 하나 같이 리츠를 투자하기 쉬운 금융 상품으로 인식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

마르쿠스 크리스토 호주증권거래소(ASX) 시니어 매니저(펀드&투자 상품 담당)은 “기본적으로 리츠에 편입된 많은 자산들이 웨스트필드, 스톡랜드와 같이 사람들이 잘 아는 브랜드명을 가진 레티일(쇼핑센터)라는 점이 사람들이 리츠에 투자하는 이유”라며 “리테일은 호주인들이 투자하기에 편하고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부동산”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호주 증시에 상장된 대표적인 리테일 투자 리츠인 센터그룹의 경우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서 40여 개의 쇼핑센터를 투자 및 운용하고 있으며, 스톡랙드도 42개의 쇼핑센터를 리츠에 담고 있다.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차터홀의 아드리안 테일러 법인 투자 본부장은 “호주 쇼핑센터의 약 60% 정도가 리츠 형태로 상장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쇼핑센터에 투자하는 리츠는 거래도 활발하다. ASX에 따르면 2월 기준 거래량 이 많은 리츠 상위 5개사에는 센터그룹, 웨스트필드코퍼레이션, 스톡랙드, 비시니티 등과 같이 쇼핑센터에 투자를 많이 하는 리츠가 4개나 포함되는 있다. 또한 전체 리츠가 투자한 부동산 중 리테일이 56%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 꾸준히 배당 주는 상품으로 인식=특히 호주에서 리츠가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은 것은 꾸준하고 안정적인 배당을 주는 상품으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호주 리츠의 역사는 길다. 호주의 경우 1971년에 기업공개(IPO)를 한 GPT 그룹이 첫 리츠 상장사이며, 상장 이후 연평균 4.71%의 배당수익률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저금리 시대가 길어지면서 이 같은 리츠의 꾸준하고 높은 배당수익률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호주도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시기 도래로 안정적으로 은퇴월급을 받을 수 있는 배당형 상품에 대한 갈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리츠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 ASX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시총 상위 50위 안에 포함된 주요 상장 리츠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3% 중반에서 6% 후반 수준이다. 시총 1위인 센터그룹의 경우 매년 4.93%의 배당수익률을 지급했으며, 차터홀 리테일 리츠는 6.67%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호주 기준금리의 2~3배 수준이다. 배당 강화 정책을 쓰고 있는 한국 증시의 배당수익률도 크게 앞선다. 지난해 코스피 200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59%에 불과했다.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한국에서도 호주와 같이 리츠의 상장이 이어진다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장은 “한국은 상장 리츠가 많지 않고 아직까지 역사가 길지 않아 배당형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지 않지만 호주처럼 우량 상장 리츠가 나온다면 은퇴 생활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용어설명

스테이플드 리츠(Stapled REITs) : 일종의 결합형증권으로 리츠가 투자한 부동산과 그 리츠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나 부동산회사가 결합된 형태의 리츠. 리츠가 보유한 부동산에서 나오는 임대 수익과 자산운용사의 운용 수익을 배당 재원으로 한다. 통상적으로 60%는 부동산 임대 수익으로, 40%는 펀드매니저들의 운용 수익으로 배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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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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