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묻지마 폭등 '코데즈' FTSE 편입주라니…

4년 적자기업·관리종목인데도

지난 2일 '스몰캡지수'에 편입

'품절주'에 外人자금 몰려 6배↑



유통주식 1% 안되는데 韓대표 중소형주 편입… FTSE 신뢰도 흠집

저유동성株 편입 적정성 논란

보호예수 물량 사전 파악 못해

기술적인 실수 가능성도 제기


최근 주가가 천정부지로 폭등하며 코스닥시장을 뒤흔들었던 코데즈컴바인의 미스터리가 마침내 풀렸다. 불과 10일 동안 6배 이상 '묻지 마' 폭등한 이유는 다름 아니라 이달 초 코데즈컴바인이 세계 양대 지수기관인 FTSE그룹에서 선정하는 스몰캡지수에 편입되며 차익거래를 노린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 그러나 실제 거래되는 유통주식 수가 수십만주에 불과한데다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이 세계적인 지수로 편입되면서 FTSE지수의 신뢰도에 적지 않은 흠집이 나게 됐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코데즈컴바인은 지난 2일(현지시간) FTSE인터내셔널그룹이 발표한 스몰캡지수에 새로 편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지수의 편입·적용일은 21일이다. FTSE지수는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런던증권거래소(LSE)가 1995년 공동 설립한 FTSE인터내셔널그룹이 발표하는 지수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와 함께 세계 2대 지수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FTSE는 매년 3월과 9월 두 차례 지수에 새로 편입되거나 제외되는 종목을 발표한다. 시가총액이 일정 기준에 못 미치는 소형주를 대상으로 하는 스몰캡지수에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기업이 229곳 등록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4,668곳에 이른다.

코데즈컴바인의 FTSE 스몰캡지수 편입이 결정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3일 9억6,000만원을 시작으로 외국인은 이상급등으로 하루간 매매거래가 정지됐던 10일을 제외하곤 16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이 사들인 코데즈컴바인 주식은 42억2,400만원어치로 지난달 순매수금액(3억1,500만원)의 무려 13배가 넘는다. 더욱이 코데즈컴바인의 유통주식 수가 전체 발행주식의 0.5% 수준인 25만여주에 불과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갑자기 대규모 매수세를 이어가자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실제 외국인 매수세가 시작되기 직전인 2일 2만3,200원이던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 15만1,100원까지 치솟으며 9거래일 만에 무려 6배 넘게 폭등했다. 같은 기간 기관의 매수세가 전무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순매도를 이어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외국인이 코데즈컴바인 주가를 끌어올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코데즈컴바인의 FTSE 스몰캡지수 편입이 결정되자 이를 토대로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짜는 패시브펀드 자금과 더불어 실제 편입에 앞서 차익거래를 노린 고위험·고수익 추구의 공격형 투자 성격이 강한 액티브펀드 자금이 동시에 유입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김영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수 편입을 앞두고 패시브 자금이 미리 매수했거나 패시브 자금 유입을 예상한 액티브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실제 유통주식 수에 비해 과대 계상된 코데즈컴바인이 투기 성격이 강한 액티브 자금의 좋은 먹잇감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수편입 직전인 17일과 18일 외국인이 갑자기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차익을 실현한 액티브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을 개연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각종 이벤트로 인한 가격변동 과정에서 수익창출 기회를 포착하는 이른바 '이벤트드리븐(Event-Driven)' 전략을 구사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도 "지수편입을 앞두고 외국인의 선취매로 주가가 오르자 막연히 호재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이 뒤늦게 매수행렬에 동참하면서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이 FTSE지수에 편입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FTSE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FTSE는 통상 기업의 시가총액과 거래량·유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수편입 종목을 결정한다. 결국 코데즈컴바인의 시가총액(지난달 말 기준 25위)과 업종 대표성 등이 편입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유통주식 비율이 1%에도 못 미치는 대표적인 저유동성 종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FTSE지수 편입이 적정했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 때문에 FTSE가 기술적 실수 등으로 유통주식 수에 포함되지 않는 코데즈컴바인의 보호예수 물량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FTSE는 시가총액과 거래량 등 정량평가에 따라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실제 유동성을 잘못 계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류 팀장도 "FTSE가 코데즈컴바인을 지수에 편입한 것은 상당한 미스(miss)로 보인다"며 "FTSE의 신뢰도에도 크게 금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상·서지혜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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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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