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카' 첫 감염]태국 등 해외여행 한국인 많아 추가 유입 가능성도 배제 못해

태국·필리핀 등 방문객들 의심증상 신고 건수 급증

감염 발생국 여행 피하고 모기기피제 반드시 사용을



중남미 중심으로 발병하던 '지카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첫 환자가 유입돼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태국·필리핀 등지에서도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다 특히 올해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도 열려 이들 국가에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돼 입국하는 환자 수가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질병관리본부의 골칫거리다. 보건당국은 국내 모기(흰줄숲모기)로 인한 '2차 전파'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지만 가능성 자체를 배제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정기석 질본 본부장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L씨는 해외에서 모기에 물려 국내로 들어와 지카바이러스로 확진판정을 받은 첫 환자"라며 "이날 현재까지 124건의 지카바이러스 의심신고가 접수됐으며 그중 123건은 음성으로 판정 났고 1건은 검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태국을 다녀온 분들의 신고접수 건수가 많다"며 "우리 국민들의 해외여행 빈도수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카바이러스의 추가 유입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오는 8월에는 브라질올림픽도 예정돼 있어 지카바이러스 환자의 국내 유입 가능성은 평소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모기 유행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카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로 인해 주로 전파되지만 우리나라에 있는 흰줄숲모기도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극단적이지만 국내로 유입된 지카바이러스 환자를 문 흰줄숲모기가 또 다른 사람을 물 경우 지카바이러스가 전염될 가능성도 있다. 보건당국도 이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모기 방제작업에 온 힘을 쏟을 방침이다.

질본은 지카바이러스 확진판정을 받은 L씨는 당분간 입원 상태에서 치료를 받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격리치료는 필요 없지만 국내 첫 사례인 만큼 임상적 관찰과 추가적인 정밀검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아울러 L씨의 배우자는 물론 L씨와 함께 출장을 갔던 동료 등을 대상으로도 역학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날 보건당국은 임신부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발생국가 여행을 자제하고 일반 여행객에 대해서는 모기기피제 사용, 밝은색 긴 옷 착용, 귀국 후 2주 이내 의심증상 발현 시 콜센터(109)에 신고 등의 행동수칙을 거듭 당부했다.

L씨가 첫 증상이 발현된 후 일주일이나 지나 확진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방역당국의 대처가 안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전남 광양시의 한 의료기관은 브라질을 다녀온 L씨가 지난 18일 발열로 방문했지만 보건소에 신고하지 않았다. 21일 발진 등으로 다시 병원에 오자 그제야 사실을 알렸다. 질본은 지카바이러스 발생국을 다녀온 환자가 37.5도 이상 발열 증상을 보일 때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환자가 열이 있고 브라질에 갔다 왔다고 해서 당장 신고를 할 것이냐 하는 것은 의사의 판단에 달려 있다"며 "첫 방문 시 왜 신고가 안 이뤄졌는지는 논의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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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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