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브뤼셀 연쇄 폭탄테러] 이번에도 소프트타깃… "유럽에 안전지대 없다" 테러공포 확산

지하철역 등 시내 곳곳 아수라장

브뤼셀 외곽도시 몰렌베이크

이슬람 테러범 양성소로 불려

전문가들 위험성 수차례 지적


22일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자벤템 국제공항과 시내 지하철역 3곳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하면서 유럽에 테러 안전지대가 없다는 우려가 사실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13일 파리 테러 당시 극장과 카페가 테러현장이 된 데 이어 이번 벨기에에서도 공항과 지하철역처럼 일반 시민들이 모여 있는 '소프트 타깃'이 공격대상이 되면서 유럽에서 테러에 대한 공포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테러로 벨기에 브뤼셀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전8시께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출국장에 두 차례의 커다란 폭발음이 울리고 연기가 피어올랐다. 스위스 RTL 방송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 폭발 직전에 공항 출국장에서 총성이 울렸고 아랍어로 외치는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이 중 최소 1번의 폭발은 미국 아메리칸항공 체크인 구역 인근에서 발생했다. 또한 방송은 공항을 찾은 이용객 수백명이 폭발 직후 공포에 질려 도망쳐 나오고 피를 흘린 채 치료를 받는 등의 모습을 전했다. 폭발로 공항 내부 유리창이 산산이 깨지고 천장 타일이 바닥에 떨어진 장면도 공개됐다. BBC와 인터뷰한 한 시민은 "폭발 직후 사람들이 수하물이 나오는 통로 안에 숨는 것을 봤다"며 "아직 공항 안에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 테러 직후 브뤼셀 시내에 위치한 지하철역도 테러 공격을 당했다. 현지 언론은 공항 사고 직후 브뤼셀 시내에 위치한 슈만·말베이크·쿤스트 등 3개 역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중 슈만과 말베이크 역은 유럽연합(EU) 본부 부근에 위치한 지하철역이다. 말베이크 지하철역에 있다가 폭발 소리에 대피한 한 시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큰소리가 났다"며 "연기와 먼지가 몰려와 주변 사람들과 함께 바깥으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브뤼셀 당국은 폭발 직후 지하철·버스·전철 등 대중교통 운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은 그동안 유럽에서 이슬람 테러범들의 양성소라는 평가를 받아온 곳이다. 특히 브뤼셀의 외곽도시 몰렌베이크는 파리테러를 저지른 용의자들이 교육을 받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벨기에 당국도 이러한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파리 테러 발생 직후 다수 용의자가 몰렌베이크 출신으로 밝혀지자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몰렌베이크는 그야말로 문제의 장소"라며 "우리가 너무 방심한 것에 대한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벨기에 고위관계자도 "우리는 현재 몰렌베이크에 대한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라며 "이 지역을 신속히 정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러한 벨기에의 테러 위험성을 계속 지적해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유엔 전문가 그룹은 벨기에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인구 대비 지하드(이슬람 성전) 참전 비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파리행 고속열차 테러를 기도한 아유브 엘 카자니도 몰렌베이크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2014년 4명의 사망자를 낸 브뤼셀의 유대인 박물관 테러범, 2004년 마드리드 테러범 역시 몰렌베이크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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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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