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테러 배후는 IS?

파리테러 주범 압데슬람 체포 나흘만에 발생

보복 가능성 높지만 이전에 계획됐을 수도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의 가장 유력한 배후세력은 극단주의 수니파인 이슬람국가(IS)다. 이번 테러가 파리 테러 주범인 살라 압데슬람이 지난 18일 체포된 지 불과 나흘 만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벨기에 출신으로 프랑스 국적을 가진 압데슬람은 파리 테러 당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바타클랑 극장 주차장에서 발견된 폭스바겐 폴로 승용차를 벨기에에서 빌렸으며 그의 3형제가 모두 테러 사건에 가담했다. 이번 테러가 압데슬람 체포에 따른 IS 세력의 보복 공격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사고 직전 “아랍어 외침이 있었다”는 벨기에 시민들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압데슬람의 진술을 보면 이번 테러는 그의 체포 여부와 무관하게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디디에 렝데르 벨기에 외무장관은 20일 “압데슬람은 조사 과정에서 ‘나는 수도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진술했다”면서 “테러범들이 브뤼셀에서 모종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렝데르는 또 “브뤼셀에 압데슬람을 둘러싼 새로운 네트워크가 발견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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렝데르 외무장관의 발언에는 두 가지 단서가 있다. 우선 이번 테러가 비록 압데슬람의 체포 이후 발생했지만 테러 계획은 훨씬 이전부터 세워졌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벨기에의 심장인 브뤼셀 내부에 테러조직의 자생적 네트워크가 형성됐다는 점이다. 파리 테러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 모로코 태생 벨기에인 모하메드 압리니(31)도 압데슬람의 어린 시절 친구였으며 그들은 브뤼셀 몰렌베이크 지구의 이웃이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압데슬람은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면서 “유럽 내에 이슬람 극단주의의 존재는 현실이며 그들은 더 이상 외로운 늑대나 외로운 행동대원이 아닌 우리 주변의 이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가 압데슬람이나 그 추종세력이 계획한 것이라면 IS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자발적인 테러인지도 관심사다. 최근 서방국가의 공습으로 IS 세력이 위축된 상황을 감안하면 IS의 지시일 공산이 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테러리스트들이 수시로 테러를 범하는 목적은 자신들이 언제나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조직원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을 적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테러의 목적은 단순한 복수가 아니라 그들이 언제든 테러를 일으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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