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산 저도 위스키 꼼수 ‘물렀거라’ 진정성 마케팅으로 진검승부 펼친다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새로 출시한 스카치 위스키 ‘임페리얼 네온’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카치 위스키의 요건인 40도의 알코올 함량을 유지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여기에 가격까지 저렴해 최근 유행하는 무연산 위스키들의 품질이 가격 대비 적정한지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임페리얼 네온’은 지난해 10월말 판매를 시작한 이후 100일 동안 36만여 병이 팔렸다. 임페리얼 네온의 선전은 최근 알코올 도수를 30도대로 낮춘 저도 위스키 출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거둔 성적표여서 더욱 두드러진다.
임페리얼 네온은 진짜 스카치 위스키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저도 위스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차적으로 영남지역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임페리얼 네온은 정통 스카치 위스키의 기준인 알코올 도수 40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지니고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임페리얼 네온을 알코올 도수 40도로 출시한 것은 스카치 위스키가 갖추어야 할 기준에 대한 존중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저도 위스키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들은 ‘한국형 위스키’라는 콘셉트를 내세우며 도수를 낮추거나 향을 첨가해 만든 제품들이다. 또한 원액의 숙성 기간을 알려주는 연산 표기를 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연산 표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산 표기가 된 위스키와 가격을 동일하거나 비슷하게 책정해 시장에 내놓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임페리얼 네온과 임페리얼 12 제품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연산이 분명한 임페리얼 12는 정통 스카치 위스키의 품질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임페리얼 네온은 프리미엄급 스카치 위스키를 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연산 표기가 지닌 가치를 분명히 하기 위해 임페리얼 네온을 2만5,500원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임페리얼 네온과 같은 급의 무연산 위스키인 ‘골든블루 사피루스’에 비하면 13% 가량 낮은 판매 가격이다.
국내 저도 위스키의 대명사로 꼽히는 골든블루는 국내 위스키 제품 중 최초로 알코올 도수를 40도 이하로 낮추고 연산 표시를 없앴다. 골든블루는 2009년 출시 당시 12, 17년산 표시를 한 제품명을 달고 나왔지만, 2012년에 12년산은 ‘골든블루 사피루스’로, 17년산은 지난해 ‘골든블루 다이아몬드’로 이름을 바꿔 시장에 내놨다. 제품명에 연산 표시를 하지 않은 무연산 위스키가 된 것이다.
위스키 제품에 표기된 연산은 블렌딩에 사용된 원액이 최소 그 기간만큼 숙성되었다는 의미다. 위스키 원액은 오크통에 담겨 오랜 기간 숙성되면서 자연적으로 증발한다.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원액의 양은 더 줄어든다. 숙성 기간이 긴 원액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소비자들이 위스키 제품명의 연산 표기 여부를 따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몇 년 전부터 오랫동안 숙성된 원액의 공급이 달려 위스키 제조원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위스키 원액에 첨가물을 넣거나 물을 섞어 도수를 낮춘 무연산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무연산 위스키들이 과연 가치에 비해 적정한 가격을 받고 있는 것인지 따져볼 시점이 됐다”며 “위스키는 원액 품질에 따라 제품의 가치가 좌우되는 만큼 원액이 어떻게 숙성되고 블렌딩되었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카치 위스키로 불리기 위한 기준은 법령으로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스코틀랜드 스카치 위스키 협회는 증류와 저장(최소 3년)은 물론 병입까지 모두 스코틀랜드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알코올 도수 40도 미만 위스키는 ‘스카치’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 또한 스카치 위스키의 가치를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제품에 연산을 명확히 표기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렇게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수백 년간 지켜온 스카치 위스키의 높은 품질과 일관된 맛을 지키려는 노력에서 비롯됐다. 알코올 도수 40도는 수백 년간 셀 수 없이 많은 위스키를 숙성하고 블렌딩해서 얻어낸 최적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블렌디드 위스키의 경우 2차 증류를 마치고 오크통에서 3년 이상 숙성된 원액을 블렌딩하고 나면 알코올 도수는 약 58도에서 60도 정도가 된다. 여기에 물을 혼합해 40도에서 45도로 알코올 도수를 낮춰 스카치 위스키를 완성한다.
40도 미만 위스키들은 알코올 도수가 낮아 저도주 트렌드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말은 40도 위스키에 ‘물더 탔다’라는 뜻과 다를 바 없다. 이는 원가 절감과도 무관하지 않다. 알코올 도수가 내려갈수록 위스키 한 병에 들어가는 원액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임페리얼은 국내 브랜드를 달고 나온 최초의 스카치 위스키다. 1994년 등장한 ‘임페리얼 12’는 국내 고급 스카치 위스키 시장을 개척했다. 임페리얼은 스카치 위스키의 정통성과 품격,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지만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대한민국만의 스카치 위스키로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임페리얼 네온 출시를 통해 다시 한 번 정통 스카치 위스키가 지닌 가치를 보여주었다고 자신한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임페리얼 12, 17, 19퀀텀, 21 등 정통성과 품격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 라인 4종에, 제품의 품질은 유지하면서 보다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임페리얼 네온을 추가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다.
세계서 인정받는 임페리얼12·17한국 스카치 위스키 시장을 이끌어온 대표 브랜드 ‘임페리얼’이 또 한번 세계무대에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았다. 지난 1월 11일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임페리얼 12년산과 17년산이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주류 품평회 ‘2015 홍콩 IWSC(International Wine & Spirit Competition·국제 와인&증류주 대회)’에서 각각 연산별 최고 등급인 ‘골드 메달’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임페리얼 19 퀀텀과 21년산 역시 ‘실버 메달’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임페리얼은 2011년과 2012년에도 영국에서 열린 ‘IWSC’에서 전 제품이 메달을 받아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은 바 있다.
‘IWSC’는 1969년 영국에서 시작한 국제 주류 품평회다. 심사는 6개월 동안 두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전 세계 마스터 블렌더를 포함해 주류산업에서 영향력 있는 평가단이 직접 시음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제품을 평가한다. 이후 과학적인 실험을 이용한 기술적 분석을 통해 제품을 심사한다. 심사 결과에 따라 일정 점수 이상을 받은 제품에 각각 골드, 실버, 브론즈 메달을 수여한다. ‘홍콩 IWSC’는 ‘IWSC’가 아시아 시장에서 선보이는 주류 제품들을 대상으로 2009년부터 홍콩에 서 개최하고 있는 대회다.
플로랑 르롸(Florent Leroi) 페르노리카 코리아 마케팅 전무는 “임페리얼은 원액의 함량을 낮추거나 첨가물을 넣지 않은 100% 정통 스카치 위스키”라며 “스카치 위스키의 엄격한 생산 기준을 지켜온 임페리얼의 노력이 홍콩 IWSC 골드 메달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내 더욱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