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거침없는 가우크…방중강연서 중국 인권 비판

"동독시절 행복·자유 없었다"

공산통치 합법성 결여 지적

인권탄압·언론통제도 비판

현지 매체들 보도 않고 침묵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연합뉴스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연합뉴스


“동독 시절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하지도, 자유롭지도 않았어요. 모든 시스템은 합법성이 결여돼 있었고 보통, 평등, 비밀 선거의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불신의 문화가 이어지게 됐어요.”

중국을 방문 중인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이 지난 23일 상하이 퉁지(同濟)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현재의 중국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에 빗대 과거 동독의 공산주의 통치는 합법성이 결여돼 있었다며 거침없는 인권공세를 퍼부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같은 구 동독 지역 출신으로 목사로서 동독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으며 메르켈 총리의 도움으로 2012년 제11대 독일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중국 언론은 가우크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마디도 보도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24일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에 따르면 가우크 대통령은 강연에서 “동독은 구 소련을 추종하던 공산국가 연합의 일원으로서 국민을 침묵시키고 가뒀으며, 지도자의 뜻에 따르기를 거부하는 사람은 모욕을 주고 굴복시켰다”고 말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또 중국 당국이 근래 들어 인권 활동에 대한 탄압과 언론·사상 통제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인권의 보편적 적용 가능성이 모든 사람이 자신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이 중국의 시민사회에 관련된 최근의 뉴스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거침없는 발언은 그동안 중국을 방문한 외국 지도자들이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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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크 대통령은 강연에 이어 상하이 유대인 난민 기념관을 방문해 과거 나치 독일 시절에 대한 사죄도 잊지 않았다.

기념관에서 그는 유대인 난민을 도왔던 중국 외교관 허펑산(何鳳山)의 이야기를 들으며 유대인 난민이 상하이에 정착했던 역사를 소개받고 방명록에 서명했다.

지난 1930∼40년대 유대인들은 나치의 박해를 피해 당시 비자나 여권이 필요하지 않았던 상하이로 대거 몰려들어 2만3,000여명의 유대인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한때 7곳의 유대교회당이 세워졌을 정도였다.

중국 매체들은 가우크 대통령이 지난 21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진 이후 그의 활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도도 하지 않았다.

퉁지대 홈페이지도 가우크 대통령의 강연 소식을 전하며 중국·독일간 우호교류 강화를 밝힌 것 외에는 공산주의 비판, 인권자유 옹호 주장은 소개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달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지난해 6월 이후 중국 당국에 구금된 인권 운동가와 변호사들이 모두 250명에 이른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자 중국 측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co.kr

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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