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재계, 학교에서 교훈을 얻다 - GE의 후퇴

엑손 모빌 Exxon Mobil, 제너럴 일렉트릭 General Electric(GE), 인텔 Intel 같은 기업들의 교육 수준 향상 노력이 티 파티 Tea Party 보수 세력의 분노를 유발시켰다. 현대 정치 환경에서 기업들은 뼈아픈 교훈을 얻어야 했다. By Peter Elkind


GE의 후퇴
GE는 가장 앞장서서 커먼 코어를 지지했다-최소한 정치적 압박에 직면하기 전까진 그랬다.

초기에 GE보다 커먼 코어 표준을 열정적으로 지원한 기업은 없었다. 2012년 2월, GE 자선사업단은 1,800만 달러의 지원금-자체 보도자료에서 이 액수가 ‘커먼 코어 지원금 규모로는 사상 최대’라고 밝혔다-을 들여 새로운 표준으로 전환하는 주들을 돕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8월, GE는 어치브에 추가로 700만 달러를 지원해 커먼 코어 도입을 돕도록 했다.

수십 년 간 교육 자선활동에 적극적이었던 GE의 노력은 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았다. 34년간 GE에 몸담았던 베테랑이자 자선사업단 대표였던 밥 코르코란 Bob Corcoran을 중심으로 커먼 코어를 앞장서서 전도했다. 3년 동안 매년 커먼 코어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재계와 교육계 정상회담(Business and Education Summit)’을 개최했다. 2012년 행사는 커먼 코어 표준을 뒷받침하는 ‘재계 역할의 단일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GE 자선사업단은 같은 장소에서 교육관계자들을 위한 별도의 회의를 일주일 간 개최해 주요 의제 대부분을 커먼 코어에 대한 것으로 삼기도 했다. GE 자선사업단의 교육 책임자 켈리 웰스 Kelli Wells 는 2011년 행사 개회사에서 “우리는 커먼 코어에 최대한 집중할 것”이라며 “여러분은 먹고 마시며 커먼 코어에 대한 꿈을 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행사 참석자가 포스팅한 동영상에 이 내용이 나온다).

GE 자선사업단의 웹사이트는 ‘업계의 건강한 미래는 이 역사적인 계획에 달려 있다’고 확언했다. 업계 대표들이 주 공무원들에게 커먼 코어를 홍보하고, 이에 대해 연설하고, ‘언론에 의견을 밝히고’, ‘학교 이사회를 압박하라’고 독려했다. GE는 73명의 CEO들-앨코아, 보잉 Boeing , 스테이트 팜 등-을 선정, 커먼 코어를 지지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하게 했다. 이 서한은 2013년 2월 뉴욕타임스 New York Times 에 전면 광고로 게재됐다.

GE는 개혁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정치적 폭풍에서 흔들리지 말라고 기업들을 독려했다. 또 ‘재계가 환경 변화 속에서 다른 이들의 경로 이탈을 막는 안정성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국 GE는 ‘안정성의 버팀목’으로 남지 못했다. 2013년 수출입은행(Export-Import Bank)을 지원한 GE를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라고 비난한 바 있는 티 파티 인사가 커먼 코어 사안을 두고 공격을 개시했기 때문이었다. 그 해 4월 티 파티 단체 프리덤워크스 시위대가 뉴올리언스 컨벤션 센터 New Orleans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린 GE 연례 주주총회에 피켓을 들고 나타나기도 했다. 피켓에는 ‘GE는 교육을 가만 놔둬라!’와 ‘GE는 내 아이의 교육에 관여하지 말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2013년 7월 GE 자선사업단은 마지막으로 커먼 코어에 대한 회의를 개최했다. 그 해 10월 코르코란은 자선사업단 대표에서 물러났고, GE의 최고다양성책임자(Chiefr Diversity Officer) 데보라 엘럼 Deborah Elam이 사업단 대표에 올랐다. 동시에 GE는 커먼 코어를 지원하지도, 새로운 지원금을 지급하지도 않았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데인 린은 “커먼 코어에 관련된 모든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GE의 미국 교육 자선사업 책임자로 남아 있는 웰스는 자선사업단이 “커먼 코어를 수용 또는 거부한다는 측면에서 입장을 정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GE가 교육자들이 표준에 맞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웰스는 “자선사업단 입장에서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말했던 건 아니다”라며 “양측 모두 합당한 논리와 입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웰스는 그 어떤 ‘후퇴’도 없었다면서도, 거세진 논란 때문에 GE의 입장이 불편해졌다는 점만큼은 인정했다. 그는 “끼어들고 싶지 않은 문제”였다고 말했다.

코르코란은 개인 사정으로 GE를 떠났다고 밝혔다. 포춘이 그에게 알려주기 전까진 GE의 입장변화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자신이 머물렀던 기간에는 GE 자선사업단이 커먼 코어를 “분명히 확실하게 지지했다”고 말했다. 또 이를 “자선사업단이 했던 최고의 일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코르코란은 “GE가 이 투자를 포기했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만약 커먼 코어가 너무 이른 시기에 폐기돼 사라졌다면-다른 이들이 커먼 코어를 파괴하는 동안 새롭게 다른 투자에 눈을 돌렸다면-체계적인 미국 교육 개선의 노력을 향후 20년 간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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