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밀레니얼 세대를 향한 쩐‘의 전쟁’

왜 젊은 투자자들은 월가 대신 실리콘밸리로 몰려갈까? 왜 할아버지 세대의 증권사에게도 여전히 희망은 있을까? 그 이유를 알아보자. By JONATHAN CHEW


올해 32세인 보 루 Bo Lu는 밀레니얼 세대 *역주: 1980년 이후 태어난 성인 로 기존 은행과 증권사에겐 경계의 인물이다. 그는 이민 1세대로 일곱 살 때 부모와 함께 중국에서 미국으로 건너 왔다. 그는 모니터와 머더보드의 세계에 살고 있다. 일리노이 주립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그의 첫 직장은 마이크로소프트였다. 그와 시애틀에 있는 엔지니어 친구들은 얼마 후 그 동안 저축한 초기 자금을 투자할 목적으로 자산전문가를 찾아 나섰다.

놀랍게도 그들은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었다: 소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을 고객으로 맞으려 하지 않았다. 루는“우린 당시에 정말 돈이 없었다. 하지만 돈을 모을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서 루는 자신만의 해결 방안을 찾아냈다. 2010년 그는 퓨처어드바이저 FutureAdvisor라는 온라인 투자 플랫폼을 공동 설립했다. 이 플랫폼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용자의 돈을 다양한 ETF에 분산투자 하도록 조언을 해준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이용자의 위험 성향에따라 자동적으로 자산을 재조정해 주식투자의 세계를 헤쳐나가도록 돕는다. 루는 “우리 친구들처럼 외면 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 회사를 설립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퓨처어드바이저는 5년 만에 7억 달러의 운용 자금을 모집했다. 이 무료 서비스의 이용자들 중 4분의 1은 35세 미만이다. 한 거대 자산 운용사가 이 회사의 이같은 장점에 주목했다. 작년 8월 블랙록 BlackRock-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 운용사로 4조 5,000억 달러를 관리한다-이 퓨처어드바이저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스마트폰 세대와의 거리를 좁혔다. 블랙록의 수석 매니징 디렉터 로버트 페어바이언 Robert Fairbairn은 “우리는 소매와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할 만한 DNA가 충분치 않았다. (하지만) 블랙록에 적합한 인수 대상을 찾기만 한다면, 성장 계획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는 밀레니얼 세대의 돈과 충성을 놓고 벌이는 전투의 분수령이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1997년에 태어난 미국인을 일컫는다. 이 세대는 대학 졸업 후 성인이 되면서 좁아진 취업문과 상당한 개인 채무에 직면한다. 게다가 이들이 보유한 부의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펀드 업계의 글로벌 연합체 ICI에 따르면, 미국 전체 가구의 뮤추얼 펀드 자산 규모는 15조 9,00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이 중 5%만이 밀레니얼 세대 몫이다. 많은 재무 전문가들이 그들을 후순위로 생각하는 건 그냥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리서치 업체 코퍼레이트 인사이트 Corporate Insight에 따르면, 전체 재무 상담사 가운데 30%만이 40세 미만 고객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자산관리 업계가 고액 연봉자와 부유한 은퇴자의 순자산 운용을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새내기 젊은 투자자들의 은행 계좌 관리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계 종사자들은 밀레니얼 세대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이미 미국 전체 인구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향후 소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의 창출 잠재력 또한 크다. 2020년 무렵이면 밀레니얼 세대는 7조 달러의 유동 자산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어바이언은 “현재 인구비중의 중심이 베이비부머에서 밀레니얼로 넘어가는 엄청난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며 “이는 치열한 시장 점유율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쟁은 대부분 ‘로보 어드바이저’라 불리는 앱과 웹사이트가 결합된 기술로 수행되고 있다. 웰스프런트 Wealthfront, 베터먼트 Betterment, 그리고 루의 퓨처어드바이저 같은 신생기업들이 젊은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가장 먼저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튼 회사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모든 업체의 특징은 비슷한 편이다: 수수료가 낮고, 최소 계좌 예치금 조건이 낮거나 없으며, 투자 포트폴리오 자료를 휴대폰으로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자산 운용사들도 수수방관하는 것은 아니다. 티디 에머리트레이드 TD Ameritrade의 트레이더 그룹 매니징 디렉터이자 대학생들에게 모의투자를 알선하는 투자 플랫폼 티디 에머리트레이드 유 TD Ameritrade U의 대표 니콜 셰러드 Nicole Sherrod는 “이번 전쟁에서 선두를 유지하지 못하면, 우리 업계는 큰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회사처럼 전설적인 증권사들이 앞다퉈 자체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결국 다양한 서비스를 원하고, 그에 부합하는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 확신한다. 셰러드는 2015년 8월 24일에 일어난 ‘사건’을 인용했다. 당시 다우지수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조정을 겪으며 하루 거래일동안 1,000포인트나 폭락했다.

그날 인덱스펀드의 강자 뱅가드 Vanguard-자동 자문 플랫폼과 대면 상담을 모두 제공한다-는 상담 문의가 9%나 증가하는 것을 경험했다. 셰러드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생명 줄을 붙잡고 싶은 심정으로 자산 전문가들과 직접 상담하길 원한다”고 지적했다.

과연 첨단 기술이 전통적인 대면 상담을 이길 수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포춘은 기존 증권사, 신규 증권사 그리고 젊은 투자자들로부터 밀레니얼 세대의 돈쟁탈전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밀레니얼 세대 고객
조너선 카 날리소 Jonathan Canalizo는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돈에 대해 배웠다. 디아블로2 Diablo 2, 라그나로크 Ragnarok,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World of Warcraft 같은 게임에서 그는 물물교환 기술과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접하게 됐다. 그는 스테트슨 대학에서 금융학을 전공하면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학생들이 채권과 주식에 관한 실제 포트폴리오를 구성 ·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게 그 계기였다.

그러나 자신의 돈 관리는 생각과 너무 달랐다. 카날리소는 졸업 직후 수수료가 저렴한 스콧트레이드 Scottrade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었다. 그는 “수수료도 아까웠고, 제공되는 서비스도 평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가 필요 이상의 과도한 정보를 제공하자 그는 이 모바일 앱 사용을 포기했다(스콧트레이드의 수석부사장 조 코렌티 Joe Correnti는 자사의 앱과 리서치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많은 서비스 중 일부”라고 해명했다). 그는 한 친구로부터 로빈후드 Robinhood라는 무료 주식매매 앱을 소개받은 후 기꺼이 갈아탔다. 플로리다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는 카날리소는 올해 로빈후드 ETF 계좌에서 수익금 5,000달러를 인출해 콘도 매입에 사용했다. 그는 “일단 두 건정도의 (투자) 정보를 알게 되면, 나머지는 나 혼자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침체(Great Recession)’의 불구덩이 속에서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돈 문제에 관한 한 비슷한 주요 특징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기관을 신뢰하지 않으며 투명한 수수료 체계를 원한다. 피델리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4명 중 1명은 돈 문제에 있어 “아무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빈털터리와 아름다운 삶(The Broke and Beautiful Life)’의 저자 스테파니 오코넬 Stefanie O’Connell(29)은 “밀레니얼 세대는 베이비 부머의 재무 관리 방식을 걱정스럽게 생각한다. 그들 눈에는 베이비 부머가 경제 문제를 일으킨 주범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밀레니얼들에게 생애 첫 투자를 설득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뱅크 레이트 Bankrate의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장기투자는 현금이었다. 하지만 현금 보유에 따른 장기 수익률은 주식과 채권과 비교해 거의 항상 떨어진다. 오셔니스 자산 운용사(베이비 부머인 아버지가 경영을 한다)에서 근무하는 올해 30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패트릭 오셔니스 Patrick O’Shaughnessy는 ‘밀레니얼 세대의 돈 (Millennial Money)’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저서는 또래들에게 장기 주식투자를 호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래들에 비해 장기 투자경력을 더 많이 쌓은 그는 “밀레니얼들은 (기성세대 보다도) 훨씬 더 보수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조심할 필요는 없다”고 충고했다.

인공지능(AI) 중심의 운용사들-대부분은 웰스프런트와 베터먼트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거나 로빈후드와 에이콘스 Acorns 같은 모바일앱이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밀레니얼들은 앞으로 불신하게 될지도 모르는 인간 상담사(베이비 부머나 그 밖의 다른 사람들)를 대면하지 않고 주식매매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들은 ‘충고’를 알고리즘 형태로 하며, 이용자의 설문 조사 결과에 근거해 자산 분배를 제안한다. 또 지속적인 주식 매매를 권고한다. 이런 플랫폼들은 감정이 없고, 순종적이며, 지시사항이 적다(수수료를 받는 전통적인 상담사들과는 정반대다). 신생 운용사들은 인덱스 펀드와 ETF 같은 다각화된 저렴한 투자 상품을 판매하면서 밀레니얼 세대에게 ‘리스크는 줄이면서도 부를 축적할 수 있다’고 어필하고 있다.

이 신생업체들은 인간이 알고리즘보다 더 똑똑하지 않다는 가정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수수료가 거의 없고, 대면 상담도 최소화한다. 예컨대 웰스프런트는 1만 달러 이하의 계좌에는 운용 수수료를 물리지 않고, 그 이상의 금액에만 0.25%를 청구한다. 베터먼트는 현금 없이도 계좌를 열수 있게 해준다. 대부분 계좌의 최소 예치금을 1,000달러로 정해놓고, 거래마다 8.95달러를 내도록 하는 찰스 슈왑 Charles Schwab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재무 상담사와의 대면 상담까지 원하면, 연간 운용자산의 0.5~1.5%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이런 차이 때문에, 로보 어드바이저 지지자들은 주식 및 채권 시장진입 장벽이 서서히 낮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루는 “이것이 바로 투자 민주화다. 이제 막 시작 단계다”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로보 어드바이저
블라드 테네프 Vlad Tenev는 12세 때 부모의 도움으로 이트레이드 E*Trade에 계좌를 트고, 생애 첫 주식을 매수했다. 스탠퍼드에서 수학과 물리학 학위를 취득하고 UCLA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그는 “온라인 매매 경험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점점 더 뒤처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Instagram과 우버 Uber를 보라. 사용자 경험 수준을 제고시킨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테네프와 스탠포드 룸메이트였던 바이주 바트 Baiju Bahtt는 2013년 로빈후드를 설립했다. 모바일 기기에 특화된 플랫폼이다. 고객들이 앱 다운로드 후 5분 안에 계좌를 만들 수 있다. 읽기 쉬운 버튼과 메뉴로 주식 매매를 비교적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다. 로빈후드는 그 후 2년 만에 총 거래 금액이 2억 달러를 넘어섰다. 테네프-그도 역시 28세다-는 “이용자의 평균 연령이 28세”라며 “그 가운데 4분의 1이 새내기 주식 투자자”라고 설명했다.

쉽고 직감적으로 작동하는 앱과 웹사이트에 익숙한 밀레니얼세대에게 투자 플랫폼 디자인은 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젊고 프로그래밍에 능한 창업가들에게 기회가 오고 있다. 이들은 자산 운용만큼이나 글씨체와 알고리즘에 열정적이다.

로봇 어드바이징 증권사 베터먼트의 36세 최고경영자 존 스타인 Jon Stein은 첫 5년은 은행과 증권사 종사자들에게 상담해주는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그는 “월가는 돈과 고객 유치에만 관심이 있고, 고객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월가에 대해 자칭 ‘경멸감(disdain)’을 가지게 됐다는 얘기다. 그는 “주식거래 플랫폼을 부실하게 만든것도 월가의 직무 유기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현재 스타인은 이 분야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터먼트는 고객 12만 명과 운용 자산 3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중 3분의 2는 밀레니얼 세대다. 그는 “수수료는 더 낮추고, 서비스는 더 고급화했다. 이용하기 편한 플랫폼 환경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의 ‘즉시 배달서비스’가 더 싸고 빠른데, 왜 월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겠는가?”대면 상담을 원하는 밀레니얼들조차 신기술이 오래된 관습을 타파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젠와이 플래닝 Gen Y Planning-고객들에게 이메일과 스카이프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가상컨설팅 업체다-의 31세 창업자 소피아 베라 Sophia Bera는 “전통적인 재무 상담가들은 마호가니 나무 책상 옆에 앉아 ‘중심가에 위치한 내 사무실로 오라’는 식으로 말한다. 나는 고객들과 함께 구글 행아웃 Google Hangouts 회의에 참석해 그들 모두와 유익한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다.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한다. 베라의 회사는 미니애폴리스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런던과 나고야처럼 먼곳에도 고객이 있다.

신생기업들은 스스로가 젊은 세대의 변덕스러움에 맞춘 상품제공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현재 형성되어 있는 밀레니얼 세대와의 관계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여긴다. 30억 달러를 운용하는 웰스프런트의 최고경영자 애덤 내시 Adam Nash는 “고객층의 60%가 밀레니얼들”이라며 “우리는 부분적으론 장기 충성심을 얻기 위해 차세대 투자자들에게 구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친구들은 오래된 노래라고 해서 로큰롤을 무시하지 않는다.”


새 흐름에 적응하는 기존 업체들
찰스 슈왑의 투자 서비스 총괄 부사장 노린 핫산 Naureen Hassan은 기술 자동화를 옹호한다. 그녀는 슈왑의 어드바이저 서비스 부문 근무 과정에서 디지털 혁신이 대면 상담 위주의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예측할 수 있었다.

슈왑이 운용 중인 고객 자산 2조 5,000억 달러의 절반 정도는 대면 상담과 연관되어 있다. 상담가들은 “고객 연령층의 변화보단 기술 변화가 그들의 업무에 더 큰 위협이 된다”고 회사 측에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그래서 회사는 작년 3월 슈왑인텔리전트 포트폴리오 Schwab Intelligent Portfolios라는 자동 상담제공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된 ETF에 집중하도록 재조정하고, 상담 및 계좌 서비스 수수료를 없앴다. 그렇다면 슈왑은 신생 경쟁사를 모방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를 혁신하고 있는 것일까? 핫산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우린 모든 연령대를 커버하려고 한다. 베이비 부머는 슈왑을 이용하고, 밀레니얼은 신생기업을 이용한다는식으로 말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생각이다.”

기존 증권사들은 엄청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 관리 서비스를 받는 대규모의 기존 투자자들에게 맞춤형 금융 신상품을 제공하는 능력도 더 탁월하다. 슈왑 인텔리전트 포트폴리오 서비스가 개시된 후 6개월 만에 41억 달러의 운용 자금이 몰렸다. 어떤 다른 신규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업체들과 비교해도 장부상 최대 금액이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신규 고객 중 46%가 40세 이하다.

뱅가드의 하이브리드 자동 플랫폼인 뱅가드 퍼스널 어드바이저 서비스 Vanguard Personal Advisor Services가 지난해 5월 시험서비스를 종료하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자, 170억 달러라는 거액의 자금이 몰렸다. 이 중 70억 달러는 시험 서비스 동안 모집된 신규 자금이었다.

더 많은 증권사들이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차별화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진짜 시험이 진정한 주식시장 침체(Bear Market)가 예상되는 올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투자자들이 ‘킬러 앱’을 원하는 만큼 확실한 수익률 보장을 다시 요구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핫산은 “과거의 시장 붕괴는 2009년 초 마무리됐다. 많은 신규 소형 증권사들은 그 때보다 더 어려운 시기를 경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웰스프런트와 베터먼트는 비교적 최근까지 충분한 고객과 자금을 유치하지 못했다. 하지만 창업자들은 고객들이 어느 정도의 변동성은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베터먼트의 창업자 스타인은 트위터 계정과 지원 센터(Resource Center)를 침체기 동안 발생할 문제에 대처할 방안으로 지목했다. 그는 “우리의 전략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동요하지 않고 정도를 지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기존 증권사들은 골드만 삭스보다 구글에 더 적합한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있다. 피델리티는 2014년 11월 스톡시티 StockCity라는 3차원 가상 현실 플랫폼을 선보였다.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하면, 투자자의 포트폴리오가 도시로 변한다. 각 건물은 주식 정보를 의미한다. 1998년 차세대 기술 발굴을 위해 설립된 사내 부서 피델리티 랩스 Fidelity Labs가 착안한 상품이다. 다른 발명품 중에는 피델리티 앱 이용자들이 근처에 위치한 상장사들의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스톡스 니어바이 Stocks Nearby와 페블 Pebble 스마트시계 전용 앱 등이 있다. 신구의 만남으로 이미 시너지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베터먼트는 피텔리티와의 협업을 통해 상담가 전용 자동 플랫폼을 출시했다.

피텔리티는 자체 로보 어드바이저를 시험 중이다. 션 벨카 Sean Belka 피텔리티 랩스 소장은 “밀레니얼 세대는 모바일과 웹을 이용하며 성장했다. 어떻게 그들이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계속 만날 수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한 가지만은 분명해 보인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들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회사는 가차 없이 버린다. 링크트인 LinkedIn과 시장 조사업체 입소스 Ipsos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10명 가운데 7명 정도는 비금융 회사(애플이나 구글)가 제공하는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써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X세대들은 47%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실험정신이 강한 사람들은 마호가니 책상에 앉아 있는 인간 상담가만큼이나 알고리즘이 도움이 되는 세상에도 적응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월가가 피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이다. 핫산은 “구시대 모델은 밀레니얼 세대가 펀딩을 받기 힘든 구조였다. 우리가 바꾸려는 것은 기술을 활용해 더욱 쉽고 최신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밀레니얼들이 모바일 환경에서 벗어나 대면 상담을 원할 때, 풍부한 경험을 가진 기존 증권사들이 그들 곁을 지킬 것이다. 기성세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세대간 갈등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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