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300g' 가볍다...'주머니에 쏙' 편하다...'통풍 지퍼' 쾌적하다

[솔직체험기 라이프까톡]

파타고니아 '토렌트쉘 재킷'



한 1년 전부터 아주 사소한 나만의 ‘친환경 생활’을 시작했다. 바로 에코백과 텀블러를 가방에 꼭 챙겨 넣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노트북을 지고 여기저기 옮겨 다녀야 하는 기자의 ‘숙명’ 상 가방에 무엇을 더 넣는다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나의 작은 수고로 이 세상의 쓰레기가 조금이라도 줄었다는 생각을 하면 가방의 무게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집집마다 아웃도어 의류 한 두벌은 갖고 있는 세상이다. 비가와도 젖지 않고 흘린 땀은 배출해 준다는 이 의류들의 원재료는 대부분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등 석유에서 비롯된 원료다. 이런 재료들은 쉽게 분해되지도 않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화학물질이 사용된다.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운 산과 강을 만나기 위해 아웃도어를 꺼내입을 때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그런 점에서 파타고니아의 토렌트쉘 재킷(사진)은 입기만 해도 뿌듯해지는 옷이다. 100% 재활용 나일론 원단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아웃도어에 문외한인지라 이번에 리뷰를 하면서 처음 알게 됐지만, 파타고니아는 ‘우리는 최고의 상품을 만들되 그로 인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으며, 환경 위기에 대한 해결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라는 사훈을 내걸고 있는, 친환경 아웃도어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파타고니아는 이미 1993년 업계 최초로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해서 폴리에스터를 만들었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재활용 나일론도 만들고 있다. 나일론은 폴리에스터보다 재활용하기가 훨씬 어렵지만 버려지는 원단을 재사용하기 때문에 순수 나일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석유 사용일 줄일 수 있고, 버리는 원단을 태울 때 소각장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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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순히 친환경적이기만 하다고 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는 없다. 지난 일주일간 토렌트쉘 재킷을 입으면서 사용자를 위한 세심한 디테일에 여러 번 감탄했다. 먼저 가볍고 휴대가 편리하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최근 일교차가 워낙 커서 카디건이나 플리스 재킷 등을 들고 다니느라 언제나 양손에는 짐이 가득했다. 그런데 토렌트쉘 재킷은 출근길에 재킷 위에 걸쳤다가 출근 후엔 잘 접어서 재킷 왼쪽 주머니 속으로 구겨 넣으면 무게는 300g, 크기는 어른 손바닥 정도에 불과하다. 접은 재킷을 가방에 걸 수 있도록 작은 고리도 달려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바람막이 재킷도 접어서 보관할 수는 있지만, 별도의 보관 주머니가 있어 정작 필요할 때 주머니를 집에 두고 오거나 잃어버릴 염려가 있었는데, 토렌트쉘은 그럴 걱정이 없다. 또 지퍼를 끝까지 올렸을 때 끝나는 부분이 원단으로 둘러싸여 있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움직이다 보면 플라스틱 지퍼가 턱에 닿아 쓸릴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양쪽 겨드랑이 쪽에는 길게 지퍼가 달려있어 격하게 움직이다가 땀이 나면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할 필요 없이 지퍼를 열어서 통풍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안감은 까슬까슬한 소재로 돼 있어 땀이 나도 쉽게 피부에 달라붙지 않는다. 아직은 기온이 낮아 이런 성능을 체감할 수는 없었지만, 늦봄이나 초여름까지 얇은 면티에 토렌트쉘 재킷을 입으면 정말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장대비가 쏟아지고 때로는 쌀쌀해지는 여름 장마철에도 토렌트쉘 재킷을 가지고 다니면 딱 맞을 듯 싶다. 토렌트쉘 재킷의 내수압은 무려 1만㎜다. 방수 능력을 보여주는 내수압 500㎜는 가랑비 정도, 1,500㎜는 폭우를 견디는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방수력이다.

사이즈는 다른 아웃도어 상품보다 약간 크게 나온 것 같았다. 평소 넉넉하게 입는 것을 좋아해 티셔츠나 점퍼는 라지 사이즈를 자주 입는데, 토렌트 쉘은 미디움 사이즈를 입어도 충분히 여유 있게 입을 수 있었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단순한 점이 좋았다. 단색에다가 절개선도 많지 않아 일상생활에서 캐주얼 스타일로 입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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