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업체인 BMW를 비롯해 포르쉐·마세라티 등 다수의 수입차 브랜드 홈페이지가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BMW와 포르쉐·마세라티 등 국내 법인 대표나 사장이 한국인인 브랜드라는 점에서 국민 정서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서울경제신문이 수입차협회에 등록된 23개 브랜드 등 총 25개 수입차 브랜드의 홈페이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BMW코리아·포르쉐코리아·마세라티·페라리·람보르기니서울·벤틀리서울 등은 동해와 독도의 표기를 일본 기준인 ‘일본해’와 ‘다케시마’로 하고 있었다.
지난해 국내에서 4만7,877대를 판매해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한 BMW코리아는 딜러 안내지도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다. 해당 지도를 확대하면 일본해 밑에 괄호를 치고 동해를 병기하고 있다. 처음 해당 지도를 본 사람은 동해를 일본해로 인지할 수밖에 없다. 독도는 아예 명칭을 표기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내 판매량 3,856대로 50.2% 급증한 포르쉐코리아는 동해는 제대로 표기하고 있었지만 독도는 ‘다케시마’라는 일본식 표기를 사용했다. FMK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마세라티는 홈페이지에 동해에 관한 표기는 아예 없고 독도는 ‘다케시마’로 적고 있었다. 페라리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밖에 벤틀리서울·람보르기니서울 역시 독도를 일본 이름인 다케시마로 쓰고 있었다.
수입차 업체들 중 도요타와 닛산·혼다 등 일본 업체들은 오히려 동해나 독도로 표기하거나 혹은 관련 지도를 제공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해당 브랜드들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각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지도 데이터 소스 때문이다. 문제가 된 브랜드들은 모두 구글과 SK플레닛, 일본 젠린이 함께 서비스하는 지도를 사용하고 있었다. 구글이 제공하는 지도에 표기가 그대로 홈페이지에 노출되다 보니 일본해와 다케시마 같은 잘못된 표기가 보였다. 벤츠코리아나 폭스바겐 등 네이버나 다음 지도를 이용하는 업체들은 문제가 없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브랜드들 대부분은 한국인 사장이나 법인 대표 등이 있는 곳이라 논란이 되고 있다. BMW코리아는 김효준 대표, 포르쉐코리아는 김근탁 사장, FMK는 온 김광철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사들이 국내에서 대당 평균 수억원대의 차를 판매하며 한국이 중요한 시장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국민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지는 못하는 모습”이라며 “본사에서 단순히 한국을 판매처로만 여긴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