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국산은 별로'… 맥주 수입량 사상최대

저도주 열풍·젊은층 국산 외면에

지난해 17만톤 1억4,186만弗







다양한 맥주 맛을 찾는 수요가 늘며 지난해 맥주 수입량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저도주(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 열풍에 더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입 맥주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량은 17만919톤, 수입액은 1억4,186만달러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11만9,500톤)보다 수입량은 43% 늘었고 수입액(1억1,168만달러)은 2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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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맥주가 가장 많이 수입됐다. 아사히와 삿포로·기린 등 일본 맥주는 전년보다 44.9% 늘어난 4만6,244톤이 수입돼 전체의 27.1%를 차지했다. 이어 독일(2만4,847톤·14.6%)과 중국(1만9,605톤·11.5%), 네덜란드(1만9,452톤·11.4%), 벨기에(1만3,529톤·7.9%) 순으로 맥주 수입량이 많았다. 중국 맥주인 칭다오 수입량도 늘었다. 중국 맥주는 지난해 수입량이 전년보다 70.6% 늘어나면서 네덜란드를 제쳤다.

수입 맥주 돌풍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와 aT는 소득 수준 향상과 해외여행 등으로 해외 맥주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들어나 맥주 수입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율이 내려 맥주 수입이 쉬워진데다 향과 맛이 풍부한 에일 맥주로 소비자 선호가 이동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하지만 젊은층의 국산 맥주 외면 현상이 퍼지면서 맥주 수입량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많다. 실제로 농식품부와 aT가 지난해 말 내놓은 ‘2015년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을 보면 연령이 높을수록 국산 맥주를, 낮을수록 수입 맥주를 선호했다. 주로 국산 맥주를 마신다는 연령대는 50대(82.5%), 40대(72.9%), 30대(53.6%), 20대(44.3%)였고 수입 맥주를 즐기는 연령대는 20·30대(29.3%), 40대(14.3%), 50대(5.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19.3%가 국산 맥주에서 수입 맥주로 즐기는 맥주를 변경했다는 답을 했다.

국내 맥주업계는 과도한 할인 판매가 불가능한 국산 맥주가 수입 맥주에 비해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수입 맥주에 대한 할인이나 판촉 행사에 별다른 규제가 없는 현행 제도가 국산 맥주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주세법에 근거한 국세청 고시에는 국산 주류는 거래액의 5%를 초과하는 경품 제공 등 판촉 행사가 엄격히 제한되는데다 도매가격 이하로는 팔 수 없다. 이에 지난해 말 정부가 제도를 개선해 수입 맥주 가격 할인을 인위적으로 막는 이른바 ‘맥통법’을 추진했지만 여론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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