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거래소가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 상장법인 589개사 중 73개사를 제외한 516개사(금융업 등 제외)의 결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의약품·의료정밀 등 9개 업종의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화학·철강금속·기계·통신 등 8개 업종은 매출이 감소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역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대기업 주력사업이자 전형적인 수출업종인 화학과 철강금속·기계의 외형은 줄고 영업이익만 늘어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를 보였다. 화학 분야의 매출은 14.7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5.53%나 늘어났다. 철강·금속 분야도 매출이 13.1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89% 소폭 증가했다. 두 분야의 영업이익 개선은 2014년 실적이 바닥을 친 데 대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조선·해운·기계 등은 최악의 해를 맞았다.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은 적자지속으로 영업적자 상위 1·2위를 차지했고 삼성중공업도 적자로 전환하며 뒤를 이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내수위축으로 영업이익 하위 20개사에는 조선 3사 외에도 삼성엔지니어링·현대상선·현대로템·두산건설 등 굵직한 대기업 계열사가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의료 분야는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의약품 업종은 전년 대비 매출액이 13.72% 증가해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으며 의료정밀 분야는 6.92% 증가해 뒤를 이었다. 의약품과 의료정밀 분야는 영업이익도 45.38%, 49.45% 증가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한미약품은 매출액이 73.07%, 영업이익이 514.77% 늘어나며 선전했고 한미사이언스·광동제약 등 제약업체의 호실적도 눈에 띄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센터장은 “삼성전자·한전·자동차업종 등의 1·4분기 실적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공업·건설의 실적이 워낙에 부진했지만 1·4분기 실적에 따라 코스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