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AI에 환호만 할 수 없는 까닭

인터넷 윤리문제 해결 못 하면

MS 채팅로봇 '테이' 사태 재연

초등생 인터넷 지킴이 '드림단'

아름다운 웹세상 이끌 인재되길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최근 초·중·고등학생 사이에서 ‘~각’이나 ‘ㅂㅂㅂㄱ’라는 단어(표기)가 유행이다. 전자는 ‘~한 상황’이라는 뜻으로 예를 들면 ‘인정각: 인정할 만한 상황’ 등으로 사용되고 후자는 ‘반박불가’의 초성만 사용한 단어(표기)로 소위 ‘휴먼급식체’의 하나다.


문서 작성 프로그램인 ‘한컴오피스’의 글꼴명인 ‘휴먼체’와 급식 청소년을 비하하는 ‘급식충’을 합성한 ‘휴먼급식체’는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즉 초·중·고등학생이 많이 사용하는 어투·문체로 처음에는 인터넷 방송이나 인터넷상의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사용됐으나 이제는 초·중·고등학생들의 일상적인 대화로까지 확대돼 쓰이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5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의 85.1%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특히 10~30대는 인터넷 이용률이 100%에 달한다. 인터넷은 어느덧 우리의 일상생활이 됐고 사회적 영향력은 어느 매체보다 커지게 됐다. 인터넷이 주는 다양한 편리성과 스마트폰 보급 확대 등으로 인터넷 이용률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위의 조사에 따르면 만 3~5세 유아의 인터넷 이용률도 80%에 달해 인터넷 이용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이 같은 사실은 유아 및 초등학생 때부터 인터넷을 올바르게 이용하도록 가정이나 학교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당위성을 뒷받침해준다. 최근 인터넷상의 허위 내용이나 심한 욕설, 왕따, 악성 댓글 등으로 초등학생들이 괴롭힘을 당하거나 급기야 자살까지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인터넷상의 윤리 문제가 끊임없이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인터넷의 올바른 이용 습관을 익히고 사이버 폭력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와 가치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 모두가 부모의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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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 인식 아래 방송통신위원회는 유아·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미래 인터넷 사회의 주역인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시민으로의 기초 소양을 배양하고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초등학교별 동아리인 ‘한국인터넷드림단’을 지난 2010년부터 운영해왔으며 2015년 기준으로 3만2,000여명의 드림단원을 배출했다.

올해에도 6,000여명의 드림단원을 선발해 제7기 한국인터넷드림단을 운영할 계획으로 오는 4월4일 첫걸음을 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제7기 한국인터넷드림단과 함께 온라인 기자단 활동, 선플 달기, 부모님·선생님께 e메일 보내기 등과 같은 ‘지킴이활동’과 ‘올바른 인터넷 언어 사용 토론회’ ‘(가칭)인터넷드림 창작동요제’ 등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지능정보사회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공간에서의 윤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채팅로봇 테이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곧 다가올 AI에 태연히 환호하고 박수만 칠 수 있을까. 인류의 행복을 위해 시작된 인간 중심의 지능정보사회, 그 미래상은 우리 손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16년 제7기 한국인터넷드림단 활동을 시작하면서 미래 인터넷 사회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터넷을 창의적으로 이용해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을 만드는 데 솔선수범하는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우리 아이들의 작은 손짓들과 구슬땀 앞에 부끄러운 어른들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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