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신한銀, 조흥은행과 합병 10년...뛰어난 조직관리로 승승장구

당기순이익 수년째 업계 최고

조흥은행 출신 직원 차별 없애

긴호흡 갖고 화학적 결합 이뤄

항아리 형태 인력구조는 부담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직원들이 지난 2005년 열린 ‘백두대장정 챌린지’ 행사에서 성공적인 통합을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금융신한은행과 조흥은행 직원들이 지난 2005년 열린 ‘백두대장정 챌린지’ 행사에서 성공적인 통합을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금융




신한은행이 4월1일로 조흥은행과의 합병 10주년을 맞는다. 지난 10년간 신한은행은 ‘눈부시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급속한 성장을 이뤄왔다. 리딩뱅크라는 명성에 걸맞게 당기순익은 수년째 업계 최고이며 ‘관리의 신한’이라는 표현도 일반명사처럼 쓰일 정도로 조직 및 리스크 관리는 국내 금융사 최고 수준이다. 업무 강도가 세지만 연봉은 금융권 최고 수준이고 직원들의 자존감은 그 이상으로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만나면 ‘신한이 하면 다르다’는 말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신한은 이처럼 꾸준히 승승장구해온 듯하지만 합병과 관련해서는 시작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국내 최고(最古) 은행 행원이라는 자부심이 강했던 조흥 직원들은 신한과의 합병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당시 신한이 들고 나온 전략은 2년 이상의 ‘투뱅크 체제’. 신한 측은 지난 2003년 9월 조흥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에도 투뱅크 체제를 2년 이상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지켰으며 동반 백두산 등반 및 연수 등으로 화학적 결합을 위해 애썼다. 인수에 따른 조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합병을 추진했던 셈이다.


또 통합은행명을 ‘신한’으로 하는 대신 존속법인은 ‘조흥’으로 해 양행 직원 모두의 마음을 샀다. 조흥 직원의 급여를 1년 반 만에 시중은행 중 최고 수준인 신한 수준으로 높였으며 조흥이 예금보험공사 아래에 있는 동안 인사 적체 문제가 심했다는 점을 감안해 승진 부문도 배려했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국내 시중은행들이 모두 합병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이 중 신한은 내부에서도 ‘어떤 은행 출신이냐’를 가장 따지지 않는 조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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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과 조흥의 합병은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의 사례 연구 과제로 선정됐을 정도로 합병 모범 사례로 꼽힌다. 보고서는 “합병 발표 당시만 하더라도 노조나 정보기술(IT) 통합 등과 관련한 문제 제기가 꾸준히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같은 문제는 효과적으로 해결됐다”며 “신한의 조흥 합병은 신한은행이 금융 시장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하게 해준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합병 당시 인위적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아 관리자급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전형적인 항아리 형태의 인적 구조다. 핀테크 열풍으로 지점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 같은 인력 구조는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 은행들의 거센 도전도 넘어야 할 산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이른바 KB 사태 등으로 수년간 내홍을 겪었지만 윤종규 회장 체제 들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며 ‘리딩뱅크 탈환’을 노리고 있다. KEB하나은행 또한 오는 6월 전산망 통합 완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을 노리고 있다. 신한은 올해 멕시코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추가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는 분야라는 점에서 국내 시장을 놓고 경쟁은행과 ‘제로섬 게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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