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열심히’ 보다 ‘잘할 수 있게’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열심히 하겠습니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눌 때마다 듣는 말이다. 직원이 사장한테 열심히 하겠다는데 시비 걸 일은 아니지만 별다른 감흥을 못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간혹 “잘하겠습니다”라고 하는 직원이 있다. 그럴 때면 눈길이 한 번 더 가게 된다. ‘열심히 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차이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는 직원이 잘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열심히 한다고 반드시 잘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열심히’가 미덕인 시대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오히려 지식창조 시대에 접어들면서 장시간 근로의 문제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014년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연간 1,770시간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124시간에 달한다. 멕시코(2,228시간)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아쉽게도 노동생산성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열심히는 하는데 잘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노동의 양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

관련기사



농경·산업화 사회에서는 열심히 하면 성과가 좋았다. 단순반복적인 일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식창조 사회에서는 아니다. 인공지능을 갖춘 알파고와 인간의 바둑 대결 이후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순반복적인 일은 로봇이 점점 대체하고 있다. 인간은 이제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한 기업문화로 스마트워크를 제시하고 싶다. 열심히 하는 것이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나와 주어진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라면 잘하는 것은 정해진 장소와 시간의 구애 없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만 하는 것이다. 업무공간과 방식·사고혁신, 이것이 바로 스마트워크의 핵심이다. 일을 위한 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안 할 때 근로시간은 줄고 성과는 높아진다.

실제 경험도 그렇다. 농어촌공사에서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해보니 직원들의 만족도와 생산성이 높아졌다. 사장에게 눈도장 찍기 위한 결재와 보고를 위해 몇 시간씩 대기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모든 구성원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대다. 출장 중에도 언제 어느 곳에서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앞으로는 지역 여건과 업무특성을 고려한 제도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기업 문화를 도입해 스마트워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스마트워크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제고, 일과 가정의 양립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무엇보다 지식창조 시대에 걸맞게 ‘열심히 하기보다는 잘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확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