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오일뱅크 5년만에 배당…모회사 현대重 2,790억 수혈

SK이노 특별배당 도입 등

정유사들 배당액 크게 높여



현대오일뱅크가 수주 부진으로 어려움에 처한 현대중공업에 배당을 통해 2,790억원을 수혈한다. 그룹에 편입된 뒤 5년 만에 첫 배당이다. 오랜 수주 가뭄에 해양플랜트 부실로 재무구조가 약해진 현대중공업은 든든한 아들(자회사) 덕에 상당한 유동성 실탄을 얻게 됐다.

3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4,376억원 가운데 70%인 3,064억원을 배당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0년 8월 현대중공업으로 주인이 바뀌기 전 중간배당을 했지만 2011년부터는 이익이 나도 배당을 하지 않고 시설 투자 등에 활용했다.


이번 배당은 지난해 호실적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휘발유나 경유 등이 싸지자 소비가 확대됐다. 원유를 들여와 정제해 판매하는 정유사로서는 원재료는 싸게 들여오고 판매량은 많아져 이익이 크게 늘었다. 이 덕에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영업이익 6,293억원, 순이익 4,376억원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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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5년 만에 배당에 나선 것은 모기업인 현대중공업 실적 부진과 연관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수주 부진에 해양플랜트 손실 확대라는 겹악재로 2014년 3조원대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1조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자금난을 피하기 위해 부실법인을 정리하고 인력을 효율화하는 한편 보유 중인 다른 회사 주식을 팔았다. 이런 가운데 지분율 91.13%의 자회사 현대오일뱅크가 4,000억원대 순이익을 낸 만큼 전례 없는 고배당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현대오일뱅크의 한 관계자는 “배당성향은 최근 5년간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며 “2011~2015년 전체 순이익 중 배당액 비율은 28%로 다른 정유사나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대기업 배당성향(30%)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S-OIL 등 국내 다른 정유사도 지난해 호실적에 따라 배당액을 크게 높였다.

SK이노베이션은 특별배당까지 도입하며 4,474억원(배당성향 55%)을 배당했고 GS칼텍스와 S-OIL은 각각 5,390억원(56%), 2,795억원(44%)을 주주들에게 환원했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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