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소비심리 반등, 생산 늘었다지만.."내수 살아났다고 보기는 일러"

통계청 '2월 산업활동 동향'

글로벌 금융불안 해소 반짝상승

개소세 인하효과 빼면 개선 미미

"美 금리인상 이슈 등 불안요인"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이 해소되면서 경제주체의 심리가 개선세로 돌아서고 있다. 바닥에서 맴돌던 가계의 소비심리가 반등한 데 이어 기업의 체감경기도 큰 폭의 개선세를 보였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의 부양책을 등에 업고 3월부터는 소비도 소폭이나마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비를 짓누르는 요인이 구조적 문제인 만큼 내수가 살아났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한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지난해 10월(-0.8%)과 11월(-0.5%) 연속 감소했던 전체 산업생산은 연말 특수를 타고 12월(1.5%) 반등했다가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된 1월(-1.5%) 감소했다.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표를 끌어올 것은 제조업이었다. 1월 전월 대비 2.4% 감소했던 제조업 생산은 2월 들어 3.4% 증가했다. 이는 2009년 9월(4.0%)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갤럭시 S7, LG G5 등 휴대폰 신제품이 출시되고 반도체 수출 물량이 늘어난 광공업이 반등을 이끌었다.


생산이 늘며 기업의 체감경기도 풀렸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3월 제조 대기업의 업황BSI는 75로 전월 대비 7포인트 상승했다. 수출기업 업황BSI도 70으로 2월보다 9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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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1월(-13.5%) 대폭 감소했던 내구재 소비도 2월 개소세가 다시 시행되면서 3.6% 증가했다. 이른 설 효과로 2월 백화점(-3.3%), 대형마트(-4.4%) 등의 소비가 줄었지만 3월 들어 백화점 매출이 깜짝 반등에 성공한 점을 감안하면 3월 전체 소매판매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봄’이 왔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중국 경기, 미국 금리 인상 등 글로벌 금융 시장을 불안에 빠뜨릴 수 있는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어 소비심리가 언제 또 냉각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나마 개소세 인하로 늘어난 자동차 판매에 힘입어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지만 6월 종료되는 한시 대책인 만큼 그 뒤에는 뚜렷한 방책이 없다. 감소폭을 줄이고 있다지만 수출 역시 세계 경기 부진으로 크게 나아지기 힘들다.

기업의 설비투자가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2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6.8% 감소했는데 이는 2014년 8월(-7.3%) 이후 1년6개월 만의 최고치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각각 0.1%포인트 떨어졌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6월 이후 메르스 기저효과로 숫자가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수출 물량도 줄고 있고 저유가에 따른 가계 소득 증가 효과도 사라지는 등 부정적 요인도 많다”며 “바닥까지 떨어진 평균 소비성향 등을 볼 때 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뚜렷하게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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