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을 권해요, 꿈을 나눠요] <10> 준오헤어

'책은 인생 디자이너' 철학, 20년 이어온 독서경영 씨앗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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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오헤어는 매달 필독서를 선정해 지점별로 독서후 토론회를 개최한다. /사진=준오헤어

먹고살기 바빴던 학창시절 응어리… 강윤선 대표, 독서로 해소하며 성장
지점 100곳… 국내 최대 미용업체 키워

한 달에 한 권 읽기 운동으로 시작…매달 도서 선정, 지점 리더 워크숍
지점별 토론회 거치며 소통·공감… "책 통해 더 나은 삶 꿈꾸게 할 것"


가난 속에선 배움도 사치였다. 초등학교 졸업 후 야간학교에 다니며 낮엔 잡일을 해 돈을 벌었다. 실업고를 그만두고 기술학교에 들어가 미용기술을 배운 소녀는 한 뼘 한 뼘 성장해 지금은 전국에 지점만 100곳이 넘는 국내 최대 미용 업체의 대표가 됐다.

경제 형편은 계속 나아졌지만, 마음 한 칸에 옹이처럼 박힌 '배움'이라는 아쉬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 갈증을 풀어준 것이 바로 책. 책으로 지식을 얻고 현실에 적용하며 성장한 장본인으로서,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가 직원들과 '독서'라는 소중한 경험을 나누게 된 계기다.

준오헤어의 독서경영은 무려 20년간 이어지고 있다.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자'는 작은 운동에서 시작한 이 활동은 이제 다양한 토론회와 워크숍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준오헤어는 매월 중순~말 강 대표와 독서경영을 담당하는 정옥 영업본부장(서울대 1호점 원장)이 '이달의 도서'를 고른다.

선정 도서는 전 지점에 공지되고, 해당 지점 리더(지점 원장)는 먼저 책을 사 읽고 '경영 리더 워크숍'에 참여하게 된다. 이 워크숍은 매월 첫째 주 월요일 전국 104개 지점 리더가 한자리에 모여 경영 이슈와 현장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다. 여기서 선정 도서 저자를 초청해 강연을 듣거나 자체 독서 토론도 함께 진행한다.

리더 워크숍 후엔 전 지점에서 해당 도서를 구매해 자체 토론회를 열어야 한다. 지점별 토론회 시간엔 해당 도서를 통해 어떤 것을 얻었고, 현장이나 일상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때에 따라 책에서 느낀 바를 시나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한다고. '대충하고 말겠지' 하는 생각은 금물이다. 지점 리더들은 토론회 결과물을 다음 리더 워크숍에서 공개해야 한다.

'독서가 미용 기술에 무슨 영향을 미치겠느냐'고 묻는 이도 있다. 이런 질문에 강 대표는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꾼다"고 답한다. 언젠가 리더가 될 디자이너들에게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기회를 주고 싶다는 것이다. 같은 책을 읽어 공통의 화제를 만들고, 토론회를 통한 소통 및 공감대 형성도 자연스레 따라오게 된다. '책을 통해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진취적으로 살기 바란다'는 강 대표의 바람처럼 독서로 삶이 바뀐 직원도 있다. 18세에 보조 미용사로 입사한 한 직원은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학업에 다시 관심을 두게 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준오헤어는 "강 대표가 직원과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던 작은 모임이 20년간 발전하며 독서 경영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독서 프로그램을 어떻게 키워가겠다'는 거창한 포부보다는 현재의 시스템을 계속 이끌어가는 데 운영의 방점을 찍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신 경영·경제, 자기계발 위주로 구성됐던 필독서 분야를 인문학으로도 확대해 토론 주제나 생각의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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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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