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정구현의 승마속으로]긴 끈 연결 원형운동…"말, 타지 않고도 알아요"

<28>조마삭 돌리기

회전방향으로 함께 돌면서

발걸음 맞춰 끈 죄고 풀어

걸음걸이·음성반응 등 확인

전용채찍으로 말 때리면 안돼

조마삭 돌리기를 통해 말의 몸을 풀어줄 수 있고 말의 걸음이나 음성신호 전달 상태를 파악할 수도 있다.조마삭 돌리기를 통해 말의 몸을 풀어줄 수 있고 말의 걸음이나 음성신호 전달 상태를 파악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보법이나 운동방법을 알아봤습니다. 이번에는 기승하지 않고 말을 운동시키는 방법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조마삭(調馬索)을 이용하는 겁니다. 조마삭이란 말의 머리 부분에 고정시키는 6~8m 길이의 보조용 끈을 말하는데 주로 원형 운동을 시킬 때 쓰입니다. 보통 조마삭을 돌린다고 합니다.

조마삭을 돌리는 것은 대부분 말이 오랫동안 쉬었을 때 몸을 풀어주거나 훈련을 시키기 위해섭니다. 크게 한 줄로 하는 한줄 조마삭, 두 줄로 하는 두줄 조마삭이 있고 일반적인 한줄 조마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진정한 승마인이 되기 위해서는 조마삭을 먼저 배웁니다. 말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이죠. 조마삭은 원형 운동을 통해 말이 잘 걷는지, 혹시 한쪽으로 기울어지지는 않았는지, 사람이 내는 혓소리 같은 음성 신호에 소통이 잘 되는지 등을 살펴보는 데 유용합니다. 처음에는 안전을 위해 안정성이 확보된 말로 시도해야 하고 반드시 교관과 함께해야 합니다.




조마삭을 할 때는 끈을 잡은 사람이 꼭짓점이고 말 몸체가 밑변인 이등변삼각형이 되도록 유지하는 게 기본입니다. 돌리기를 시작할 때는 말을 평보로 끌어주다가 사람이 살짝 대각선으로 비켜나면서 원 궤적을 만듭니다. 어느 정도 원의 궤적이 그려지면 음성 신호로 추진시킵니다. 끈을 살짝 당기면 말이 속도를 줄이고 반대로 끈을 느슨하게 풀어주면 말의 행동반경도 넓어지고 속도 내기가 쉬워집니다. 훈련이 잘된 말은 음성 신호에도 정확하게 반응합니다. 소리 크기나 억양에 따라 평보·속보·구보 순으로 속도를 더 내고 반대로 속도를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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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할 점은 말을 때려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조마삭에는 1m가 넘는 전용 채찍이 사용되는데 그 주 용도는 말의 추진력을 키우는 것과 말이 사람을 향해 갑자기 달려드는 것을 막는 것입니다. 훈련이 잘된 말이라면 채찍으로 말 뒷다리의 무릎이나 다리 쪽을 가리키기만 해도 속도를 내고 채찍을 내리거나 안 보이게 감추면 속도를 늦춘답니다. 이등변삼각형 공간을 만들기 위해 끈을 잡은 사람은 회전 방향으로 함께 돌면서 말 몸체의 중간을 향하면 좋습니다.

조마삭에 익숙해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말은 살아 있는 동물이고 순간적으로 달라지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합니다. 예전에 마방에 오래 갇혀 있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말로 조마삭을 돌렸다가 갑자기 녀석이 날뛰어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말의 발걸음에 맞춰 조마삭 끈의 길이를 늘려주고 또 풀어줘야 말이 편하게 궤적을 그릴 수 있습니다.

/‘1000일간의 승마표류기’ 저자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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