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가뜩이나 기존 양당구도를 깨기 어려운 상황인데 복잡한 내부사정으로 선거 지원에서도 사실상 안 대표가 ‘원톱’으로 뛰고 있어서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를 필두로 원유철·서청원·이인제·강봉균 등 5명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체제를 갖추고 전국 선거를 지원하고 있다. 각 권역별 선대위원장도 12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김종인 대표가 중앙당 차원에서 집중 유세 중이고 문재인 전 대표 또한 별동대 형식으로 선거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양당 후보들은 고비마다 중앙당 차원의 ‘화력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당은 난감한 상황이다. 각 선거구에서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지원유세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를 모두 들어주기에는 여건이 부족하다. 안 대표가 사실상 자신의 선거구를 버려두다시피 하고 전국 지원유세에 뛰어들었지만 벅차다. 안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3월31일 서울 지역 12곳을 돈 데 이어 1일에도 인천·경기 11곳을 돌면서 강행군에 나섰다.
애초 국민의당은 김한길 의원이 서울 권역을 맡아 지원하고 천정배 공동대표가 호남에서 ‘지지율 끌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야권연대를 두고 안 대표와 충돌하면서 사실상 선거활동에서 발을 뺀 상황인데다 천 대표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 사정으로 다른 지역에 도움을 줄 형편이 아니다. 천 대표의 지역구인 광주 서을에 출마한 양향자 더민주 후보의 기세가 생각보다 만만찮아서다.
애타는 것은 현장의 후보들이다. 안 대표가 방문하지 않은 서울 지역구에서 뛰고 있는 한 후보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유세차량에서 안 대표가 나오는 지지 동영상으로 대신하고 있다”며 “안 대표가 와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