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안산에 위치한 한 중소기업은 ‘자동차 변속기 검사장비’ 개발을 위해 10년간 수백억원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개발된 기술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같은 제품이 중국 업체에서도 생산돼 판매됐다. 이 회사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다른 업체로 이직해 기술을 통째로 넘긴 것이다. 지난해 9월 경기경찰은 기술을 빼돌려 제품을 제작·판매한 5명을 붙잡아 검찰에 넘겼다.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산업기술 유출사건이 계속되자 경찰이 기술 유출 사범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작전에 나선다. 특히 기술 보호에 열악한 중소기업 기술 유출사건에 무게중심을 두고 단속을 진행한다.
경찰청은 ‘산업기술 유출 기획수사’를 오는 9월30일까지 6개월 동안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주요 단속 대상은 전현직 직원 등이 핵심기술을 넘기는 행위, 중소기업의 핵심인력에 대해 이직을 유도하는 불법 스카우트 행위 등이다. 원청업체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과도하게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것도 경찰의 단속망에 오른다. 단속 및 수사는 서울·부산·경기 등 전국 8개 지방청 기술유출전담팀에서 맡을 예정이다.
경찰이 이같이 기술 유출사건에 대해 대대적 단속에 나선 것은 연평균 50조원가량으로 추정되는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를 막고 기술탈취 및 핵심인력 빼가기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중소기업들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40건이었던 기술 유출사건은 지난해 배 이상 많은 98건이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이 기간 적발된 산업기술 유출사건 570건 가운데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은 사건이 85%를 차지한다.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의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 1곳당 기술 유출 피해액이 2012년 25억원에서 2014년에는 37억원으로 급증했다.
경찰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기술 유출 사범 단속에 나서 중소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특별단속과 함께 기술 유출 수사관 전문교육 등도 병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