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아버지 회사 부도 아픔딛고 '화장지 강자' 부활

'업계 선구자' 인정받던 모나리자

IMF·경영진 갈등으로 격국 화의

영업부 직원 70명과 손잡고 재기

'잘풀리는집' 대박 업계 3위 올라

"해외진출 속도…올 매출1,500억"

변재락(오른쪽 두번째) 미래생활 대표와 직원들이 ‘잘풀리는집’ 화장지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제공=미래생활변재락(오른쪽 두번째) 미래생활 대표와 직원들이 ‘잘풀리는집’ 화장지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제공=미래생활




화장지 회사인 미래생활의 변재락 대표는 힘들고 어려웠던 과거를 돌아볼 때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아버지가 창업한 모나리자를 이어받아 대표를 맡기도 했지만 그 회사가 화의 절차를 거쳐 남의 손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화장지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1976년 가내수공업 형태로 모나리자를 설립했고 신용과 기술력을 밑천으로 승승장구했다. 화장지회사로는 유한킴벌리가 유일했던 시절에 아버지는 우리나라 화장지 업계의 선구자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맞아 영업환경이 나빠진데다 경영진간 갈등까지 겹쳐 결국 회사는 부도를 맞고 말았다. 아버지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그가 회사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대표 자리를 맡았다.

하지만 경쟁회사들이 대리점 영업을 방해하는데다 화의신청으로 신용도도 크게 떨어지면서 재기는 힘들었다. ‘아버지 회사를 살리겠다’는 각오로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결국 모나리자는 남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다. 그는 눈물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그를 믿고 따라준 영업부 직원 70명을 이끌고 2000년 회사를 세웠다. 직원들의 퇴직금을 십시일반 모아 자본금 20억원으로 미래생활의 전신인 ‘엠이천’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2003년 야심차게 출시한 ‘잘풀리는집’이 집들이 선물의 대명사로 여겨지면서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재기의 발판이 다져지자 2006년 사명을 미래생활로 바꾸고 연구개발(R&D)에 매진했다. 국내 최초 3겹 화장지, 보습미용 티슈 등의 신제품으로 매년 평균 15%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1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유한킴벌리(40%)와 깨끗한 나라(18%)에 이어 3위 업체로 우뚝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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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대표는 “아버지가 창업한 회사는 남의 손에 넘어갔지만 미래생활을 통해 가업을 이어갈 수 있어서 무엇보다 행복하다”며 “직원들의 신뢰와 열정이 있었기에 재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래생활은 지난해 1,31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에는 1,500억원을 겨냥하고 있다. 변 대표는 “이제는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걸 것”이라며 제2의 도전을 다짐하고 있다.

그는 “그 동안 북미와 오세아니아 등지에 다양한 화장지를 수출하며 시장확대의 가능성을 보았고 지난해 중국 박람회에 참석하면서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며 “올해는 본격적으로 태국과 중국, 중동시장을 개척해 연간 50만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등에 수출된 잘 풀리는 집 브랜드의 화장지와 미용티슈, 키친타월, 물티슈 제품들은 포장지에 한국어로 브랜드와 제품설명이 그대로 인쇄돼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화장지 한류 열풍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변 대표는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며 “상반기 중에 새로운 브랜드로 황사 마스크와 성인위생용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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