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스펙대신 끼 보겠다"…KT 파격채용 흥행성공

신입사원 '스타오디션'으로 채용

정장 대신 반바지 입고 개성표현

지난해의 3배 3,400명 몰려들어

오디션 채용 비율 비공개 아쉬워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EAST 사옥에서 열린 ‘KT 잡페어’에서 참가자들이 벽에 설치된 KT 채용 정보를 유심히 읽고 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KT의 오디션 형태의 면접인 ‘스타 오디션’이 진행됐다. /사진=조양준기자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EAST 사옥에서 열린 ‘KT 잡페어’에서 참가자들이 벽에 설치된 KT 채용 정보를 유심히 읽고 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KT의 오디션 형태의 면접인 ‘스타 오디션’이 진행됐다. /사진=조양준기자




지난 2일 오전 KT의 서울 광화문 신사옥(이스트빌딩)에서 열린 신입사업 채용 행사장에 운동복 반바지 차림의 한 청년이 들어섰다. 올해 20대 후반인 취업준비생 S씨다. 단정히 입고 와도 모자를 채용면접장에서 무슨 ‘반항’인가하고 의아했지만 곧 기자의 눈엔 S씨처럼 평상복 차림으로 들어서는 다른 취준생들이 줄줄이 비쳤다. 소위 스펙을 보고 뽑지 않겠다고 선언한 KT의 파격 채용실험이 빚은 진풍경이다.

‘스타오디션’으로 명명된 이날 파격 채용행사에 몰린 응시자는 3,400명 가량에 이른다.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하는 이 행사는 서류전형 대신 도입된 채용심사 방식이다. 서류 없이 정말 ‘끼’만 보고 뽑더라는 입소문이 취준생들 사이에 점차 퍼지면서 평소 학력의 벽, 토익·토플 영어점수의 문턱 등에 주눅 들던 재야의 실력자들이 올해 대거 스타오디션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EAST 사옥에서 열린 ‘KT 잡페어’에서 참가자들이 채용설명회 참가 신청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KT의 오디션 형식 면접인 ‘스타 오디션’이 진행됐다. /조양준기자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EAST 사옥에서 열린 ‘KT 잡페어’에서 참가자들이 채용설명회 참가 신청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KT의 오디션 형식 면접인 ‘스타 오디션’이 진행됐다. /조양준기자



S씨가 굳이 정장이 아닌 운동복을 입는 소신(?)을 고집한 것도 스타오디션만의 열린 채용문화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그는 “제 개성을 KT에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복장을 고민했는데 그 결과가 지금의 차림”이었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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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예상보다 응시자가 폭주해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부득이하게 고육책을 단행했다. 응시자들이 제출한 500자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기준으로 일종의 사전심사를 해 절반 가량의 지원자는 오디션에 사전 탈락시킨 것이다. KT는 사전탈락돼 기회를 놓친 지원자를 위해 ‘3분 PR’이라는 일종의 패자부활전 제도를 마련하기도 했다.

스타오디션의 대흥행에 고무된 KT는 올해 하반기에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스타오디션을 열기로 했다. 이에 대해 KT측은 “오디션을 위해 거리가 먼 서울까지 와야 하는 지방 거주자들을 위한 배려 차원”이라며 “하반기에는 서울을 포함해 대전과 광주, 대구, 부산 등 총 5개 대도시에서 스타 오디션을 열겠다”고 소개했다.

다만 KT의 스타 오디션 전형으로 뽑을 입사 인원수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취준생들에게 아쉬움을 주고 있다. KT는 일반 채용전형과 스타오디션 전형을 각각 따로 치러 총 450명 가량을 선발할 예정인데 이중 몇 퍼센트를 스타오디션 합격자에게 배정할지는 미정인 상황이다. KT 관계자는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예년 수준을 보면 스타 오디션 출신이 신규애용의 10~20% 정도를 차지하더라”고 말했지만 한 응시자는 “스타 오디션 출신자의 최종 합격 비율이 더 높아졌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조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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