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뚝 떨어진 투자·소비비중, 경기바닥 논할 때 아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투자 비중이 지난해 39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고 민간소비 비중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투자하지 않고 민간은 소비를 줄인 결과다. 3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GDP 대비 기업투자(총고정자본형성) 비중은 29.1%로 전년보다 0.1% 하락했다. 이는 1976년 이후 3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당연히 미래성장 동력 확보는 물론 경제성장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기업들이 투자를 재개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GDP 대비 기업투자 비중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 들어서도 전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2월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나 줄어 감소폭이 1년6개월 만에 가장 컸다. 15개월 연속 줄어든 극심한 수출감소에다 내수부진까지 겹치면서 재고가 쌓여만 가니 기업마다 생산확대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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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소비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오히려 기업들의 투자위축으로 소득이 함께 줄면서 가계도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 이는 다시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고 기업활동을 짓누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 지금 우리 경제의 현실이다.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이 지난해 49.5%로 1998년(48.3%)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진 것이 이를 말해준다.

그런데도 일부 지표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바닥론을 운운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감이 있다. 3월 한은의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0으로 4개월 만에 상승하고 수출도 두 자릿수 감소에서 한 자릿수 감소로 둔화되기는 했지만 아직 지속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다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 등으로 우리 경제도 추세적 하락 상황이다. 자칫 섣부른 낙관론으로 경기대응 정책의 추진력이 떨어지거나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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