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정부는 저신용 서민의 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부업체 금리를 꾸준히 인하해왔다. 2002년 연 66%였던 최고금리는 2007년 49%로 떨어졌고 2010년 44%, 2014년 34.9%까지 낮아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에는 다시 연 27.9%로 낮췄다. 미등록 대부업체의 최고금리가 25%로 묶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론상 서민들의 금리 부담이 크게 줄어들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오히려 살인적 수준의 초고금리 사채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악순환은 금리가 인하될 때마다 대부업체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최고금리가 66%였을 때 신용이 9~10등급인 이용자가 전체의 40%를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17%까지 줄어들었다. 대신 6~7등급이 이를 대체했다. 대부업체들이야 대출 부실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하지만 이로 인해 저신용자들은 갈수록 금융 사각지대로 쫓겨나고 있다.
사실 대부업 문턱을 넘지 못하면 돈 빌릴 곳도 마땅치 않다.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성 서민금융은 재원부족 등 한계가 많아 사채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폭리를 취하는 불법 사채업자들이 다시는 활개치지 못하게 일벌백계(一罰百戒)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아울러 금리 인하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 그런데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또다시 최고금리를 20%까지 내리겠다고 하니 후유증이 걱정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