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마케팅 조사업체 버브서치가 지난1996년 이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100대 자수성가 억만장자의 학력을 분석한 결과 25%가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자퇴했다. 각각 하버드대를 중퇴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포틀랜드 리드대를 1년 만에 그만둔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대표 사례다. 리처드 브랜슨은 선천성 난독증으로 고생하다 고교를 중퇴했지만 300개 계열사를 거느린 영국 버진그룹 회장에 올랐다.
반면 대학을 졸업한 억만장자는 절반 정도였고 석사와 박사학위 소지자는 각각 20%, 5%에 그쳤다. FT는 “대다수의 억만장자는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자기 회사의 관리자나 회계사보다 학력이 더 낮다”며 “창업하려는 젊은이들에게 대학의 비싼 학비가 효과를 내는지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결제 서비스 업체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시엘의 경우 젊은이들이 부담 없이 대학을 그만두고 창업할 수 있도록 최대 10만달러까지 지원하는 ‘시엘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재단에서 지원금을 받은 데일 스티븐슨은 “대학은 정해진 방향을 따르고 기한에 맞춰 그룹 작업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면서도 “그것이 배워야 할 전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교육은 최대의 투자’인 만큼 일부 억만장자들의 사례를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많다. 옥스퍼드대 사이드경영대학원의 케이시 하비 부학장은 “(다른 학생들과 달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라는 아이디어가 있어 자퇴했고 대단한 판단력과 행운이 결합해 성공했다”며 “대다수는 학교에서 자신감을 얻고 인맥을 만들며 야망을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쌓는다”고 반박했다.
실제 FT 조사에 따르면 2011년 명문대 MBA를 졸업한 직장인의 경우 3년 뒤 평균 연봉이 학위취득 이전보다 거의 2배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4세 전 MBA코스에 들어갔을 경우 연봉이 이전보다 145%나 올라갔다. 비싼 학비 등 기회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젊을수록 학위 취득이 ‘남는 장사’인 셈이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