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ceo칼럼] 한국관광 기본기부터 다듬어야

정명진 외국인 관광 전문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외국인 관광 전문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정명진외국인 관광 전문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정명진


관광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 활성화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관광 최전선인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 도대체 왜일까. 필자는 이에 대해 관광 정책의 ‘잘못된 스텝’ 때문이라 말하고 싶다.

주변을 둘러보면 관광 현업에 몸담은 사람들은 요즘 고개를 갸우뚱거릴 때가 많다. 바로 불균형화한 정책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의료관광에 쏠린 투자상황을 들 수 있겠다. 최근 2월에는 국내 유명 대학병원 교수 등 의사 100여명이 모여 만든 대한의료관광진흥협회가 서울시 인가를 받고 정식 발족했으며 강서구는 의료특구로 지정돼 올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7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물론 의료관광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돈’ 되는 분야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것만 잡으려 하다가는 모래 위에 집 짓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말하는 원인은 시장 규모에 있다. 실제로 의료관광은 지난 2014년 기준 26만명, 전체 인바운드 관광 시장에서 1.8%의 극소 점유율에 그치는 시장이다. 아시아 전체 의료관광 시장을 놓고 봐도 점유율이 4.2%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나머지 1,000만명의 대다수 방한 관광객은 어떤 사람일까. 혹시 고부가가치와 거리가 먼 시장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오산이다. 필자는 16년 전부터 외국인 관광, 특히 비즈니스 관광과 VIP 관광 분야에 매진해왔다. 비즈니스 관광은 정·재계를 흔들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 때가 많았고 VIP의 경우 1인당 수억 원 이상을 호가하는 고부가가치 고객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은밀한 의전 관광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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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네 외국인 관광 시장을 놓고 보면 큰 그림을 보기보다 작은 그림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관광 시장 전체의 기본기가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인데 너무 좁은 분야로 힘이 쏠릴 경우 부작용은 불 보듯 뻔하다. 의료관광객도 단지 의술만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더 큰 기회를 움켜쥘 수 있다.

한국 관광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소수를 위한 한 분야의 성장뿐 아니라 다수를 위한 관광 인프라를 다지는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 만족스러운 숙박시설, 전문 인적 자원 양성, 전통문화 스토리텔링 등 관광 대국으로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문제는 각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나 중소 기관들이 홀로 이런 난제들을 해결하기에는 규모나 예산 등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 수 없다. 인바운드 관광 시장 확대를 위해 관광 전문가들과 함께 현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실질적인 토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열 가지에 만족해도 한 가지가 마음에 안 들면 여행 만족도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쇼핑과 의료 관광 국가에 멈추지 않고 기본에 강한 글로벌 관광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정부 부처 및 업계 종사자 모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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