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의 새누리당 ‘진박’ 후보로 나선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에서 구성재 무소속 후보에게 처음으로 추월을 허용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4선을 지낼 정도로 상징성이 강한 텃밭에까지 ‘유승민 공천 파동’의 여파가 불어 닥쳤다는 점에서 당내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영남일보·대구M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구성재 후보는 35.6%의 지지율로 추경호 후보(35.2%)를 미세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재 후보가 새누리당 경선에서 낙천하고 무소속 후보로 나선 후 진행된 조사에서 추경호 후보를 뛰어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조사들에서는 추경호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구성재 후보를 따돌렸다.
대구 달성은 박근혜 대통령이 4선을 역임한 지역이다. 친박계가 김무성 대표의 ‘옥새 저항’ 당시 추경호 후보를 끝까지 지켜낸 것도 ‘대통령의 자존심’이나 다름없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더욱이 경쟁자인 구성재 후보가 친(親)유승민계와 아무런 끈이 없는 정치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결과는 더욱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국정안정을 위해 무조건 대통령을 밀어줘야 한다는 여론만큼이나 공천 파동 이후에 ‘진박 후보’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는 민심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후보와 함께 대표적인 대구 지역의 진박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역시 ‘유승민 키즈’인 류성걸 의원(무소속)과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홍의락(무소속)·김부겸(더불어민주당)·주호영(무소속) 후보도 대구 각 지역구에서 상대를 크게 앞서고 있다. ‘무공천’으로 새누리당 후보가 없는 대구 동을에서는 유승민 의원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막상 투표함을 열면 여론조사 추이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새누리당이 대구에서 반타작에 그칠지도 모르는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