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출범 예정인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최대주주 전환과 주요주주 변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출범 준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주 변경이 중요한 사안인 만큼 출범 과정에 적잖은 파장을 안길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 컨소시엄은 주요 주주인 현대증권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이동통신사 KT를 주축으로 우리은행(10%), 한화생명(10%), 현대증권(10%), GS리테일(10%) 등이 주요주주로 참여한 컨소시엄이다. 당초 인터넷은행 이용객에게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참여한 현대증권은 현재 KB금융으로 사실상 주인이 바뀌면서 케이뱅크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KB국민은행이 상대 진영인 카카오뱅크의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KB금융 측이 양측 인터넷은행에 모두 발을 담그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KB금융 측은 현대증권을 완전히 인수한 후 결정할 문제라며 유보적이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이 케이뱅크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여신금융연구소 관계자는 “관련 법규상 현대증권이 케이뱅크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주요 주주로 참여하더라도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KB금융이 이해 상충 방지를 위해 자율적으로 현대증권이 가진 케이뱅크 지분을 철수하는 형태로 정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현대증권이 빠져나갈 경우 새로운 주주를 영입하거나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높여야 한다. 현재 케이뱅크의 사업을 주도하는 KT의 지분율은 8%밖에 되지 않아 KT가 매입하는 형태가 좋지만 대기업인 KT는 현행법상 은행 지분을 10%까지밖에 보유할 수 없다. KT 측은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하는 것과 맞물려 현대증권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내심 기대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도 전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최대주주 전환 문제가 복잡해졌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한국투자금융지주(50%)가 최대주주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카카오(10%)가 주도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전까지 대기업 집단이 아니어서 최대주주 전환이 케이뱅크보다 쉬울 것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대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케이뱅크와 같은 처지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