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3강 체제' 스크린 시장 판 바뀌나

NEW·제이콘텐트리 등 콘텐츠기업 신규 진출·영역 확대

CGV·롯데는 터키업체 인수·중화권 공략 등 해외로

"새로운 사업자 속속 등장에 무한경쟁 시대 다시 올수도"



국내 극장 비즈니스에 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CGV·롯데시네마 등 선두 사업자들이 해외 진출을 통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는 가운데 넥스트엔터테인먼트(이하 NEW)·제이콘텐트리 등 콘텐츠 기업들이 극장 사업의 신규 진출과 영역 확대를 모색 중인 것. 극장가에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존의 ‘3대 극장’ 체제가 깨지고 무한경쟁 시대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NEW의 극장 진출, 3대 극장 구도 깨질까=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규 사업자의 진출이다.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태양의 후예 등을 제작한 콘텐츠기업 NEW는 지난달 31일 그동안 CGV가 위탁 운영하고 있던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내 극장을 300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4개 층에서 총 10개 관 1,486석 규모로 운영되던 해당 극장은 연간 12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알짜 사이트로 꼽힌다. NEW 측은 “극장 이름은 물론 언제 개관하고 어느 정도 규모로 사업할지 등 세부 사항은 하나도 결정된 게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NEW가 극장 사업 진출을 위해 위탁 계약이 만료되는 개별 극장들을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러 번 나왔다”며 “NEW와 손잡은 중국 화책미디어가 한국 극장 사업에 관심이 높다는 얘기도 많은데, 그렇다면 공격적인 ‘간판 경쟁’을 시작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메가박스를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기업 제이콘텐트리 역시 올해부터는 직영점 늘리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종합편성채널 JTBC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회사 ‘드라마하우스 앤 제이콘텐트허브’를 통해 드라마 및 예능을 유통·제작하고 있는 제이콘텐트리는 지난해 외국계 투자회사 맥쿼리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인수, 메가박스의 지분을 100% 확보했다. 메가박스의 단독 경영권을 가지게 된 제이콘텐트리가 현재 22% 수준에 머물고 있는 직영점을 늘려 수익을 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은 작품 흥행에 따라 수익이 큰 차이를 보이고, 흥행 여부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위험이 크다”며 “콘텐츠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 수익이 창출되는 플랫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수년간 연간 관객 2억 명을 돌파하는 등으로 이익을 누리고 있는 극장은 구미가 당기는 플랫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CGV·롯데 선두 사업자는 해외로, 해외로=반면 CGV와 롯데시네마 등 선두 극장사업자는 수년 전부터 국내 사업보다는 해외 진출에 몰두하고 있다. 관객 수나 관람 횟수 등을 볼 때 국내 영화산업의 성장이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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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점유율 1위인 CGV는 앞장서 변화를 주도하는 사업자다. 2006년부터 해외 진출에 나선 CGV는 2020년까지 세계 1만 개의 스크린을 확보해 글로벌 1위 극장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중국·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미얀마 5개국에서 870여 개의 스크린을 운영하던 중 지난 4일 터키의 최대 극장사업자 마르스(MARS)를 인수했다. 한국을 포함해 총 332개 극장 2,589개의 스크린을 운영하는 세계 5위 극장 사업자로 올라선 것이다.

롯데시네마는 중화권 진출에 우선 집중한다. 지난 1월 홍콩에 극장을 여는 것으로 중국에 총 12개 관, 92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며 오는 하반기 두 개 극장을 추가 개관할 방침이다. 베트남에서도 23개관 103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두 극장 사업자는 해외 진출과 더불어 4DX, 슈퍼플렉스 등 특별관의 개발·운영에 몰두, 티켓의 실질 가격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에도 관심이 높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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