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홈런왕 출신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데뷔전부터 안타를 기록, 첫 안타 기념구를 선물 받았다. 데뷔전에서 안타를 친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박병호가 처음이다.
박병호는 5일(한국시간) 미국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앳캠던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개막전(2대3 미네소타 패)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5회 초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0대0,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티모어 두 번째 투수인 오른손 타일러 윌슨과 대결한 박병호는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43㎞짜리 3구째 높은 직구를 중견수 앞으로 보냈다. 박병호의 타구는 볼티모어 중견수와 유격수를 거쳐 미네소타 더그아웃으로 배달됐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나온 직원이 인증 스티커를 붙여주더라. 미국에 와서 처음 간직하는 공이라 의미가 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3타수 1안타 1득점 1삼진으로 마쳤다. 데뷔전부터 첫 안타, 첫 득점에 두 차례 출루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이다. 7회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간 박병호는 커트 스즈키의 파울 플라이 때 잽싸게 홈을 파고들어 2대2를 만드는 동점 득점에 성공했다. 2회 첫 타석에서는 삼진,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최고시속 156㎞를 찍은 왼손 마무리투수 잭 브리턴을 상대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박병호는 “첫 경기부터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려 했다. 실투가 들어와 안타를 칠 수 있었다”며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선두타자인 내가 출루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인 박병호가 오늘 파워도 뽐내고 첫 안타도 쳤다. 그에게 좋은 하루였다”고 칭찬했다. 미네소타 구단은 트위터에 ‘박병호 메이저리그 첫 안타’라고 한글로 올려 신입생의 활약을 축하했다.
한편 볼티모어의 외야수 김현수(28)는 끝내 벤치를 지켰다. 경기 전 선수 등장 때 김현수가 소개되자 관중석 일부에서는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해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 김현수와 주전 좌익수 경쟁을 벌이던 조이 리카드는 이날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경기에서는 텍사스의 추신수(34)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을 올리는 등 3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시애틀의 이대호는 7회 1사 1·2루에서 대타로 메이저리그 첫 타석에 들어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텍사스가 3대2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