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멕시코에 회사 미래 있다" 연일 수천km 강행군

[CEO인사이드] 조현상 효성 부사장

조현상(왼쪽) 효성 부사장과 전비호 주멕시코대사가 5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조현상(왼쪽) 효성 부사장과 전비호 주멕시코대사가 5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효성그룹 오너 일가에 박근혜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을 수행할 경제사절단 참가 요청이 전달됐을 때 조현상(사진) 효성 부사장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짐을 꾸렸다. 고령인 부친 조석래 회장과 그룹 전반을 두루 돌봐야하는 형 조현준 사장을 대신한다는 심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산업자재 PG(퍼포먼스그룹)의 사령탑이자 전략본부 부사장으로 얼마 전 건설을 개시한 멕시코 에어백용 직물 생산기지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더 컸다. “오랫동안 산업 자재 분야를 지휘해온 조 부사장은 효성의 새 성장동력으로서 에어백용 직물의 중요성을 늘상 강조한다”고 그룹 관계자는 말했다.


수도 멕시코시티의 화려한 만찬장에서 먼지 자욱한 북부 토레온시 공장 건설현장으로, 다시 서쪽 끝 엔세나다 지역의 에어백 쿠션 공장까지, 현재 조 부사장은 멕시코에서 수천 km 동선의 빡빡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효성은 지난달 토레온시에서 연간 자동차 에어백 쿠션 3,000만개를 만들 수 있는 규모의 직물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오는 2021년까지 5,400만달러가 투입되는 공사다. 이미 효성은 엔세나다 지역에서 연산 900만개 규모의 에어백 쿠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토레온 공장이 완공되면 직물부터 완제품까지 에어백 쿠션 일관 생산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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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부사장이 대통령을 수행하는 바쁜 일정을 쪼개 현지 주요 사업장을 직접 챙기는 까닭은 효성의 미래가 멕시코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멕시코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가까우면서도 인건비가 싸다. 이에 기아차·GM·포드·토요타·BMW·메르세데스벤츠 같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몰려들고 있다. 효성은 멕시코 에어백 시장 규모가 올해 2,120만개에서 2021년 3,460만개로 뛸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조 부사장은 몇 년 전부터 에어백용 직물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기술과 마케팅 역량 확보에 공들여왔다. 2011년 세계 1위 에어백 직물업체인 글로벌세이프티텍스타일스(GST)사 지분 100%를 인수한 것도 그의 한 수였다. 효성은 GST를 흡수하면서 독일·중국·남아공·미국·멕시코를 비롯한 전세계 8개국 11개 사업장을 추가로 확보하며 글로벌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효성의 한 관계자는 “조 부사장은 스판덱스·타이어코드를 잇는 효성의 차세대 세계 1등 제품에 에어백 쿠션을 올리겠다는 각오”라고 했다.

효성은 지난해 매출액 12조4,585억원, 영업이익 9,502억 원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갈수록 침체되는 경기는 조 부사장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주력 사업들을 둘러싼 여건이 언제 급변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사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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