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중권사,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전망치 일주일만에 1조 올려

명확한 설명도 없이 상향

"실적전망 주먹구구" 지적



증권사들이 명확한 설명도 없이 삼성전자의 올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원 가까이 올려 신뢰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달 30일 국내 주요 언론들이 “삼성전자의 올 1·4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대”라고 보도한 직후 일제히 영업이익 추정치를 크게 높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2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을 4조9,25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언론 보도가 나온 당일인 30일 불과 일주일 만에 추정치를 6조1,680억원으로 무려 25%가량 높였다. 대신증권도 지난달 22일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을 5조29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30일 6조330억원으로 1조원 넘게 상향했다. NH투자증권 역시 30일 기존 전망치보다 8,000억원 높은 6조160억원으로 추정치를 바꿨다. 이외에도 같은 날 대우증권은 직전 보고서보다 14%, 메리츠종금증권은 12%, KTB투자증권은 10%가량 영업이익 전망치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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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갤럭시S7’의 판매량이 확대돼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직접 수정 보고서를 작성한 A 증권사 연구원은 “신작 갤럭시S7의 분기 판매량을 기존 600만대에서 1,000만대로 늘려 잡은 것이 추정 영업이익을 수정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판매량이 400만대 늘어날 것으로 전망을 바꾼 근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여러 채널을 통해서 조사했다”고만 답했다. 또 다른 B 증권사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6조원가량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간 시점에 갤럭시S7에 대한 판매 예상 집계가 상향됐다”면서도 근거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IR 관계자들이 숫자를 말하지는 않지만 분위기가 그런 것으로 보였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조원 초반으로 심지어 4조원대로 전망한 증권사도 있었다”며 “언론 보도 이후에 명확한 근거도 없이 영업이익 추정치를 20% 가까이 올리는 행태는 그만큼 증권사 연구원들의 실적전망이 주먹구구식이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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