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맞은 편 중앙전파관리소 터가 재개발돼 사이버보안산업 생태계의 허브로 거듭난다. 북한의 해킹, 위성항법시스템 교란과 같은 사이버공격이 가중되는 가운데 맞대응할 기술과 인력, 기업을 육성해 안보를 지키고, 경제성장 동력도 확충하기 위한 것이다.
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약 5만㎥ 면적의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중앙전파관리소 부지와 건물을 헐고 이 자리에 사이버보안산업 관련 공공·민간시설이 입주하는 산업클러스터 단지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예비타당성평가’가 진행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업추진 방식과 일정 등이 결정된다.
한 고위 당국자는 “북한 도발을 계기로 국내에서 사이버보안 기술 확보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한층 커지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봐도 사이버보안은 시장 성장이 유망한 사업”이라며 “전파관리소부지에 복합시설을 지어 민간이 사이버보안과 관련해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창업할 수 있도록 돕는 테스트베드(실험시설) 기능, 스타트업 보육지원 기능, 각종 보안시스템지원 기능 등을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전파관리소도 새로 들어서는 복합건물의 일부에 재입주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안업계 전문가들도 무선통신서비스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 등이 예고돼 전파 자원의 관리와 보안점검이 점점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핵심 기구인 전파관리소를 지역민의 이해 관계에 따라 타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좋은 정책 선례가 될 수 없다며 재입주를 지지하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의 한 민간건물에 입주해 출입보안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같은 보안정책 기관들이 전파관리소 재개발터로 이전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당국자는 “이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의 ‘누리꿈스퀘어’나 고양 일산의 ‘빛마루 센터’를 지어 미디어콘텐츠산업의 클러스터로 키웠고, 판교 일대에는 소프트웨어 클러스터를 만들어 관련 산업생태계를 육성하는 데 큰 성과를 봤다”며 “전파관리소 부지 개발도 가락동 일대를 사이버보안산업의 중심지로 키우려는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부지 인근에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중소, 벤처기업들이 모여 있어서 보안산업 클러스터로 만들기에 적합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배후에 문정지구 등이 있어 베드타운 역할을 할 수 있고 인접 거리에 가든파이브와 같은 초대형 상업시설도 자리 잡고 있어 개발청사진만 제대로 잡는다면 가락동판 ‘상암DMC’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중앙전파관리소는 혼신전파 탐지, 무선국 허가 및 검사, 불법 감청 및 방송통신장비 단속, 통신사업자 감독 등을 맡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 시절 당시 대형 상업시설 등으로 개발하려는 당시 송파구청장 공약 등으로 이전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