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호남이 지지 거두면 정계 은퇴·대선 불출마"...문재인 애타는 호소

문재인 광주 방문해 호남 달래기

"5·18정신이 이기는 역사 만들 것" 5·18묘역서 무릎꿇어

"호남 홀대론은 민주화세력 이간질"...국민의당 맹공격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광주 동구 충장로 거리에서 ‘광주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을 발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연합뉴스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광주 동구 충장로 거리에서 ‘광주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을 발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광주를 찾아 ‘정계 은퇴 및 대권 포기’ 가능성을 내비치며 호남 달래기에 나섰다.

문재인 전 대표는 8일 광주 충장로에서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다”며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는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당권에도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민주 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대권 도전의 기준을 새누리당 과반 저지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김종인 더민주 대표의 기준(더민주의 107석 이상 확보)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표의 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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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시종일관 ‘광주정신’을 언급하며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반노 정서가 강한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다. 그는 이날 광주 방문 첫 일정으로 잡힌 5·18 민주화 묘역에 입장하며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습니다’라는 방명록을 작성하고 참배 도중 무릎을 꿇었다.

문재인 전 대표의 ‘몸 낮추기’는 광주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며 정점을 찍었다. 스스로를 ‘못난 문재인’이라 소개한 뒤 “정치인으로서, 당의 전 대표로서, 또 그 이전에는 대선주자로서 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며 한껏 몸을 낮췄다. 문재인 전 대표는 “여러분에게 직접 야단을 맞고 직접 질타를 듣기 위해서, 안된다는 당을 설득해 이제야 왔다”며 “분이 풀릴 때까지 제 얼굴 맞대고 호되게 꾸짖어달라”고도 했다.

다만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 홀대론’에 대해서만큼은 명확하게 선을 그으며 화살을 국민의당으로 돌렸다. 그는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을 이간하여 호남을 다시 고립화시키려는 사람들의 거짓말”이라면서 “제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치욕이고 아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호남을 볼모로 자신의 기득권에만 안주했던 구시대적 정치, 호남 민심을 왜곡해서 호남을 변방에 가두어 두려는 분열적 정치인이 있다”며 “그들만의 영달을 쫓는 세력이 이 신성한 호남 땅에 더 이상은 발붙이지 못하도록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국민의당에 맹공을 쏟아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이번 광주 방문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이 함께했다. 김홍걸 위원장은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사로운 감정을 뛰어넘어서 하나로 뭉쳐 수구·보수·기득권 정권과 싸워서 정권교체를 꼭 하라고 당부하고 가셨다”며 문재인 전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광주=전경석기자 kadak@sedaily.com

전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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