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그만둔 30대가 자신이 다니던 공장에 불을 질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8일 전주 덕진경찰서는 방화 혐의로 김모(39)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북 김제에서 장갑공장에 다녔던 김씨는 지난달 말 회사를 그만두고 치킨집을 개업한 첫날 경찰에 검거됐다. 본인의 내성적인 성격으로 회사 동료와 잘 어울리지 못하고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회사에 퇴직 의사를 밝히고 치킨집을 인수해 개업을 준비하기로 했다.
그러던 지난달 27일 김씨는 부모님과 술을 마시다가, 취기에 회사 동료가 원망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차를 몰아 20여분 거리 공장을 찾아갔고 공장 담을 타고 넘어가 창고에 보관된 장갑에 불을 붙였다.
김씨가 낸 불은 공장 2개 동 1700㎡와 장갑, 설비 등을 태워 8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경찰은 자연발화나 전기적인 원인에 의한 화재로 보기엔 피해가 너무 크다는 생각에 방화를 염두에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공장 안 폐쇄회로(CC)TV가 다 타버려 증거를 찾기 어려웠지만, 경찰은 공장 주변 CCTV를 모두 조사하면서 김씨가 공장 담을 넘어 나오는 장면을 확보했다.
범행을 부인하던 김씨는 CCTV 화면을 보고 모든 혐의를 시인했다. 김씨가 붙잡힌 날은 치킨집을 인수해 처음 문을 연 날이었다.
김씨는 경찰에서 “동료가 밉다는 생각이 들면서 회사도 갑자기 싫어져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