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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승취재] 김부겸, 조심 또 조심 “김칫국 마시면 안 된다”

[동승취재] 김부겸, 조심 또 조심 “김칫국 마시면 안 된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일 유세 중에 한 유권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대구=박형윤기자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일 유세 중에 한 유권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대구=박형윤기자


1,000cc급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차. 뒷자석에 옷가지와 간식이 널브러져 있다. 식사공간이자 휴식공간인 개인 차량의 뒷자석은 한 사람이 들어가기에도 비좁아 보였지만 후보와 서울경제 기자가 몸을 꾸겨 넣었다. 결국 차량 내부의 기온이 올라가자 에어컨을 켰다. 19대 총선부터 4년 넘게 지역을 다져온 김 후보는 대구 수성구 지역을 돌며 “OOO 아파트가 가장 부촌이다”, “여기는 동물원 부지로 사용하려고 했는데 이곳에 문화 단지를 조성하려고 한다”는 등 지역 구석구석의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김 후보는 경차와 유세차를 번갈아 타며 ‘벽치기 유세’에 돌입했다. 벽치기 유세란 사람들이 몰리는 곳보다 아파트 단지의 벽을 보며 안방에 있는 유권자들이 차분히 그의 연설을 듣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그는 보좌진들에게 바람의 방향을 물어 유세차 정차 방향을 직접 결정하기도 했다. “바람이 오른쪽으로 부니까 차 이래 대라. 그래야 잘 들린다”.


다음은 유세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을 가기 위해 경차로 옮겨탄 김부겸 후보와 나눈 대화의 내용의 일부다.

Q: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계신다. 판세를 어떻게 보나?

A: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대구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느낀다. 그러나 더욱 노력하고 있다. “니는 좋은데 당이 문제다”라며 새누리당을 뽑겠다는 분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론조사가 좋게 나오니 매일 패배를 경험했던 우리 지지자들과 캠프 식구들의 사기가 좋아 다행이다.

Q: 너무 엄살 아니신가?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격차가 크게 났다. 그래서 대구에서 당선되면 당 대표, 대권 주자가 될 것이란 추측이 많다. 당선되면 무엇을 하고 싶나? 혹시 하고 싶은 상임위원회 계신가?

A: (기자 등을 치며) 하하하 아직 당선도 안됐는데 상임위를 말하라고? 김칫국 마시면 안 된다. 그런 질문 하지 마라. 선거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

Q: 김부겸 후보 외에도 대구에서 무소속 바람이 분다. 무소속 돌풍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A: 나와 무소속 후보들과는 다른 맛이다. 난 대구에서 31년 만에 야당 의원 탄생을 주장하고 있고 무소속 후보들은 “내가 원조 새누리당”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결이 다르다.


Q: 김부겸 후보는 보통 혼자 다니시는 것 같다. 당에서 유세 안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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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구에 내려와서 저에게 힘을 실어주실 분들이 당에 없다. 김종인 대표도, 문재인 전 대표도 아직 대구 시민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는 곳이다. 나도 선거 유세 과정에서 정권에 대한 비판보다는 “내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위주로 말하고 있다.

Q: 선거 판세는 어떻게 보나?

A: 야권이 분열된 것이 아쉽다. 문재인 전 대표에게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모실 각오가 있었다면 어떻게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탈당도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단일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도 안타깝다. 또 더불어민주당에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당 내에서 영향력을 많이 행사하는 측면이 있어 (당을 탈당하신 분들의 심정도) 이해가 되는데, 또 운동권 출신 후보들이 매도되는 것도 안타깝다. 그 시대에 열심히 운동한 것이 족쇄가 돼버려서…

Q: 오늘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으로 내려갔다. 어떻게 보나?

A: 지역 후보들의 요청이 있었나?

Q: 일부 있었다.

A: 그럼 내려가도…

Q: 김부겸 후보의 1번 공약이 뭔가?

A: 당연히 일자리 공약이다. 수성 의료지구 SW 클러스터 내에 청년기업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대구혁신도시 내 공공기관은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이 낮은데 법률 개정을 통해 권고사항인 지역 인재 채용을 의무로 변경하겠다.

/대구=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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