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콜로라도 경선도 완패…트럼프 '멀어지는 본선행'

크루즈 대의원 13명 싹쓸이로

과반수 확보 사실상 어려워져

중재전당대회로 넘어갈 가능성

민주 와이오밍선 샌더스 승리





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치러진 공화당 경선에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압승을 거뒀다. 트럼프가 경선이 끝날 때까지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오는 7월 중재전당대회에서 대선 주자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열린 콜로라도주 경선에서 크루즈 의원은 대의원 13명을 싹쓸이했다. 그는 지난 2~8일 8개 의회 선거구의 사전 경선에서도 대의원 21명을 모두 확보했다. 트럼프는 단 한 명도 건지지 못했다. 트럼프의 패배는 최근 ‘낙태 여성 처벌’ 발언으로 지지율이 급락한데다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아닌 트럼프에게 적대적인 당 주류가 주도하는 콜로라도주의 독특한 경선 방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측도 지난주에야 선거캠프 국장 한 명을 둔 데서 보듯 사실상 콜로라도 경선을 포기해왔다. 반면 크루즈는 수개월 전부터 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밑바닥 표심을 훑어왔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도 트럼프의 대세론에는 또 한번 급제동이 걸렸다. 뉴욕주 등 앞으로 치러지는 해안가 대형주에서는 트럼프의 승리가 예상되지만 후보 지명에 필요한 과반수 1,237명은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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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는 대의원 538명을 확보해 트럼프의 746명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각종 막말과 이질적인 이념 성향에다 본선 경쟁력도 떨어지는 트럼프가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유권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재전당대회에서 제3의 인물을 추대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날 열린 민주당 와이오밍주 경선에서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55.7%를 득표해 44.3%를 얻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눌렀다. 와이오밍주는 백인 유권자 비중이 90%를 넘는 서부 농촌 지역으로 일찌감치 샌더스의 승리가 예상됐다. 샌더스는 워싱턴·알래스카·아이다호·유타·하와이·위스콘신주에 이어 7개 주 연속 승리를 거뒀다. 최대 분수령 가운데 하나인 뉴욕주 경선을 앞두고 돌풍 지속의 발판도 마련했다. 반면 클린턴의 대세론에는 제동이 걸렸고 경선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샌더스의 역전극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클린턴이 확보한 대의원 수가 1,790명(의원·주지사 등에 주어지는 슈퍼 대의원 486명 포함)에 달한 반면 샌더스는 1,113명(슈퍼 대의원 38명)에 그치고 있다. 더구나 워싱턴DC·메릴랜드·뉴저지·코네티컷·델라웨어·뉴욕주 등 대의원 수가 많이 걸린 남은 대형주의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이 앞서고 있다. 샌더스는 펜실베이니아·로드아일랜드 정도에서만 승리가 예상된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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