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격차가 날이 다르게 좁혀지고 있다. 이는 전세 물량이 속속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 물량의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들이는 갭 투자로 향후 매매차익을 기대하는 투자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세가율이 높은 단지의 경우 그 만큼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세가율 80% 넘는 지역 속출 =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114에 의뢰해 조사한 서울 자치구별 전세가율 자료에 따르면 4월 현재 6개 구가 전세가율 80%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 2014년 초에는 70% 넘는 자치구가 1곳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70% 미만 자치구가 5곳에 불과하다
전세가율은 성북구가 83.2%로 가장 높고 △관악구 80.8% △동대문구 80.7% △중랑구 80.5% △동작구 80.1% △구로구 80%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구는 대체로 전세가율 상승세가 지속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거나 당분간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적은 지역들이기 때문이다.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자치구들은 주로 부촌으로 불리는 곳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구(59.7%)가 가장 낮았다. 이어 △용산구 60% △서초구 62.8% △강동구 67.2% △송파구 68.5% 순이었다. 이들 지역은 아파트 한 채당 가격이 무척 높아 전세가가 그 만큼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갭 투자 할만한 아파트는 = 갭 투자는 대체로 전세가율이 높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 총액 자체가 적어야 한다.
보통 아파트 한 채가 아니라 두 세 채씩 한 번에 투자했다가 가격이 오르면 한꺼번에 매도해 회수하는 방식의 투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갭 투자에는 대체로 가격대가 3~4억원 수준인 서울 외곽이나 변두리 지역의 소형 아파트가 선호되는 모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성북구 삼선동2가 삼선푸르지오 60㎡는 현재 매매가가 3억 4,500만원, 전세가는 2억 8,000만원으로 자본금 6,500만원만 있으면 사들일 수 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현대 59㎡는 전세가 2억 5,000만원에 6,000만원만 보태면 매입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동대문구 이문동 현대 60㎡는 4,500만원, 중랑 묵동의 브라운스톤 59 ㎡은 6,400만원, 동작구 사당동 우성 2단지는 6,000만원이 있으면 전세 끼고 투자가 가능하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서울 주요 지역은 아파트 매매가 자체가 워낙 높기 때문에 여러 채를 사서 향후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은 쉽지 않다”며 “자본금이 상대적으로 적게 필요한 외곽이나 변두리의 소형 아파트가 이러한 투자에 많이 이용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갭 투자 시 유의점은 = 현재 갭 투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나뉜다. 매매가 및 전세가를 끌어올린다는 부정적인 평가와 그래도 전세 물량을 공급해 숨통을 트이게 한다는 긍정적 평가가 공존한다.
하지만 적은 돈으로 투자하는 데 갭 투자 만큼 효율적인 것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부터 월세로 전환하는 물량이 많아지면서 역세권과 중소형 아파트 전세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전세가 상승 탄력이 생기는 등 투자 여건도 나쁘지 않다. .
다만 갭 투자 시 주의할 점은 집값이 올라야 투자 수익률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갭 투자는 집값이 오르는 대세 상승기에만 가능한 투자”라며 “최근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단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시장이란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