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곤충으로 사망 시간 추정 국내서도 가능해진다

고대 의대 ‘법곤충학 활용한 추정프로그램 연구개발’

프로그램 개발에 5년간 27억원 지원받아

살해된 피해자의 시체에서 나온 파리 유충 등의 곤충으로 사망시간을 추정하는 ‘법곤충학’이 국내서도 곧 범용화될 전망이다.

박성환 고려대의대 법의학교실 교수팀은 최근 치안과학기술사업단으로부터 ‘법곤충학을 활용한 사후경과시간 추정 프로그램 개발’ 연구기관으로 선정돼 5년간 27억원을 지원받는다고 11일 밝혔다.


법곤충학은 곤충의 종류와 발육 상태를 통해 사망시간과 원인, 장소를 추정하는 학문으로 미국의 인기드라마 ‘CSI’와 같은 범죄수사물에서 활용되곤 한다.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는 시신의 경직·직장 체온·소화기관 내용물 등을 분석해 법의학적 소견으로 사망시간을 파악할 수 있지만, 발견이 늦어져 시신의 부패가 심한 경우에는 법의학적으로 사망 시간 파악이 불가능하다. 이럴 경우 외국에서는 시신에서 나온 곤충을 분석해 사망시간을 추정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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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학적 증거로 사후경과시간을 추정하는 원리는 크게 두 가지다. 시신의 부패 단계에 따라 찾아오는 곤충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과 시신을 먹이로 자란 파리 유충의 성장단계를 이용해 산란 된 시점을 거꾸로 계산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곤충학적 증거를 보다 객관화하기 위해 파리, 딱정벌레와 같은 썩은 고기만 먹고 사는 시식성곤충의 전국 생태조사와 더불어 기후, 곤충 유충의 성장 속도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박 교수는 “국내에는 법곤충학 감정에 활용할 기초적인 곤충상이나 주요 곤충에 대한 유충 성장 속도 등의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기초자료 수집과 더불어 프로그램이 개발되면 법곤충학이 국내에서도 일상적인 수사기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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