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에 자동차 전용부두를 건립하는 문제를 놓고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 항만 당국과 부두 운영업체가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송도국제도시 남단에 들어선 인천 신항의 개장으로 운영이 중단된 남항 선광인천컨테이너터미널(SICT)을 자동차 전용부두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 부두 운영업체인 선광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인천항은 현재 국내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중고 자동차 수출물량의 80%를 내항에서 처리하고 있다.
선광은 지난 2005년 9월부터 SICT에서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해왔으나 지난해 6월 인천 신항에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이 문을 열면서 관련 물동량이 대거 이동되는 바람에 현재 부두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이와 관련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SICT에 자동차 전용부두를 건설하면 지난해 150만대의 수출 자동차 처리실적을 기록한 평택항의 자동차 화물을 일정 부분 인천항으로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자동차 전용부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해양청은 SICT에 일종의 해상구조물인 ‘폰툰’을 설치할 경우 한번에 약 6,000대를 선적할 수 있는 자동차전용선의 입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SICT 운영사인 선광을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선광은 “현 상황에서 자동차 전용부두를 건설할 경우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폰툰을 설치하는데 18개월 가량이 걸리고 건설비용도 120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돼 정부에서 폰툰을 설치해주면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선광 관계자는 “현재 1년 가까이 SICT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도 연간 20억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는 실정”이라며 “여기에 또다시 120억원을 들여 해상구조물을 설치해 운영하라는 것은 업체의 사정을 무시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동차 전용부두를 건설하려면 약 16만5,000㎡의 배후부지가 필요한데 SICT는 6만6,000㎡에 불과해 자동차 전용부두로서 기능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광은 SICT 건설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19년 6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을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맺은 상태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